지속돼 온 양측 공방전… "6개월 못버텨 파산" vs "가짜 뉴스"
한진그룹의 명운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가 다가오며 막판 여론전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반(反)조원태 3자 연합이 법원에 낸 가처분 소송에서 2건 모두 패하면서 조원태 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오전 3자 연합이 지난 12일 제기한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 등 지분 3.79%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기각했다. 또 반도건설이 지난해 주주명부 폐쇄 이전 취득한 한진칼 주식 485만2000주(8.28%)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반도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지분 5%에 해당하는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게 돼 3자 연합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지분율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됐다.
3.28%가 적용되지 않은 3자 연합의 의결권 행사 가능한 한진칼 지분율은 당초 32.06%에서 28.78%로 떨어졌으며 조 회장측 우호지분(37.23%)와 10% 가까이 벌어졌다. 조 회장측 지분은 조 회장(6.52%)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가족 지분과 특수관계인(4.14%),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0%), 카카오(1.00%), 사우회 및 자가보험(3.79%) 등의 지분을 더한 값이다.
조원태 회장측'과 3자 연합측의 막판 공방전이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번 법원의 판결은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보다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진그룹은 투기세력이 아닌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이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며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을 호소해왔으며,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주장하는 모든 내용은 가짜뉴스 수준이라며 맞서왔다.
한진그룹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 경영진은 항공·물류산업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들로 이번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들의 현명한 선택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조현아 주주연합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진그룹은 항공산업에 대해 ‘무지’한 ‘비 전문경영인’들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주연합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 경영진은 물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인 허희영 항공대 교수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인신공격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허 교수에 대한 거짓 선동과 비판은 오히려 국민연금의 공정성을 흔드는 중대한 위해 행위"라고 설명했다.
또 "주주연합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의 한진칼 지분 의결권 여부 등에 대해 똑같은 주장을 수 없이 반복하고, 기정 사실인양 호도하고 있다"면서 "정작 본인들의 ‘이율배반적’인 행태는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판결문’이라고 단언하던 것을, 한진그룹에서 주장했던 ‘합의서’, ‘문서’로 슬그머니 언론에 말 바꾸기를 하고 있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묻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3자 연합 역시 "한진그룹이 우리를 비판한 내용는 가짜뉴스 수준의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해왔다.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의 논리는 낙제하고서도 퇴학을 당하지 않았으니 성공이라는 것"이라며 "호황기에도 적자를 냈던 조원태 등 현 경영진에게 최악의 위기상황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의 핸들을 건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앞서 한진그룹이 지적한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KCGI는 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 제출 이후 2영업일이 지나기도 전에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했다는 지적에 "자본시장법상 권유 상대방인 주주가 10명 미만이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투자목적회사(SPC)는 단독으로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해야 하는데 KCGI 산하 일부 SPC의 경영권 투자가 10% 미만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SPC에 대해서도 공동투자 방식이 허용된다"고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