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엑소더스 오나…글로벌 기업 40% “장기화 시 韓 사업 축소”

입력 2020-03-22 11:00수정 2020-03-2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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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주한외투기업 조사…韓 사업 축소 규모 평균 -11.1% 응답

(그래픽=이민지 기자 leem1029@)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10곳 중 4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사업 축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생산·유통망에서 한국의 역할이 줄어들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주한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영향 및 대응’에 관해 조사한 결과, 글로벌 기업의 48%는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생산·유통망 재편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6.1%가 한국 내 생산·유통망 규모 축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생산·유통망 재편을 추진할 때 한국의 비중을 줄이겠다는 기업이 41%에 달한다는 의미로, 한국 사업 축소 시 규모는 평균 -11.1%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공장 셧다운과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사슬 붕괴 위험성을 경험한 글로벌 기업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진출 외투기업의 64.7%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종료시점을 올해 하반기 이후로 전망하고 있어 글로벌 및 한국 내 생산·유통망 재편의 현실화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외투기업의 대(對)한국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연간 233억 달러 수준이다.

한국 내 외투기업 10곳 중 9곳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부자재 조달 차질’(35.1%)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고, ‘판매 애로’(28.4%), ‘생산 차질’(23.9%), ‘자금난 가중’(6.7%), ‘인사·노무관리 애로’(6.0%)가 뒤를 이었다.

주한외투기업 4개 중 3개(74.0%)는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 감소 규모는 평균 -12.4% 정도로 예상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도소매 및 유통업이 특히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 업종의 매출 감소는 전년 대비 22.4%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외투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한국 정부에 ‘사태진정을 위한 방역체계 강화’(44.0%)가 최우선으로 요청했다. 이어 ‘신속한 정보공유’(33.3%), ‘부품공급 원활화를 위한 통관절차 간소화’(10.0%),‘외투기업 지원을 위한 소속국 정부와의 협력강화’(4.7%) 등을 건의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생각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경우 글로벌 사업재편에 따른 한국 내 사업축소가 우려된다”며 “이에 따른 한국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강화 등과 함께, 투자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종합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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