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항공사 매출 최대 1130억 달러 감소 전망도 이미 낡아”…보잉, 미국 정부에 항공우주산업 위한 ‘600억 달러 유동성’ 제공 요청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날 성명에서 전 세계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소 1500억 달러에서 최대 2000억 달러(약 250조 원)의 정부 지원과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IATA는 심지어 정부의 지원이 있어도 이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항공업계가 크게 바뀔 것이라며 많은 항공사가 파산하고 다른 기업들은 통폐합에 나서 완전히 새로운 기업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약 290개 항공사를 대표하는 IATA는 지난 5일 올해 글로벌 항공사 매출이 최대 1130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IATA는 이날 “이 전망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일어나는 국경 폐쇄와 여행 제한을 고려하지 않아 이미 낡았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당초 전망보다 항공사들이 훨씬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은 “업계의 지원 요청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에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정부의 항공사에 대한 지원을 칭찬하는 한편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의 구제 패키지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항공사들은 이미 500억 달러의 현금과 수백억 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는 18일 오전 항공사 임원들과 전화 회담을 할 예정이다.
보잉은 이날 자사처럼 항공우주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을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6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보잉이 주장한 금액 대부분은 대출 보증용이다. 트럼프는 “보잉을 보호해야 한다. 확실하게 도울 필요가 있다”며 “항공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잉도 좋을 수가 없다”고 화답했다. 여전히 보잉 주가는 회사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로 이날 뉴욕증시 전반이 급등했음에도 4% 이상 빠졌다.
또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보잉의 라이벌인 유럽 에어버스도 코로나19 위기가 수개월 더 지속하면 정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아예 자국인의 해외 출국을 금지한 호주 정부는 국내 관제 서비스 등 항공사들에 부과했던 7억15000만 달러의 비용 대부분을 환급하거나 면제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대만 항공당국은 이날 항공사들에 1월 15일까지 소급해 코로나19 관련 비용 부담을 덜 보조금이나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아항공에 3억 달러의 대출 보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