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국제유가 또 폭락…WTI 30달러선 붕괴

입력 2020-03-17 08:29수정 2020-03-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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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도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코로나19·유가 전쟁 여파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최근 5거래일 간 추이. 16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28.70달러. 출처 마켓워치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또 다시 폭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졌으며,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인 브렌트유 역시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9.6%(3.03달러) 폭락한 배럴당 2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11.2%(3.80달러) 추락한 배럴당 30.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 각국이 입국금지와 이동제한 등을 꺼내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원유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진단했다. 이날만 해도 러시아와 캐나다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카드를 꺼내들었으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외국인의 EU 여행을 30일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원유 전쟁 여파도 지속됐다. 이날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5월에도 4월 수준의 산유량을 이어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한마디로 아람코는 매우 낮은 유가도 견딜 수 있고 장기간 저유가를 유지할 수 있다”며 “5월 산유량은 4월과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원유 재고분에서 하루 30만 배럴을 끌어다 쓰면 원유 공급량 신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며 “추가 (설비) 지출 없이도 일일 1200만 배럴을 1년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플러스(+)의 추가 감산 협상 타결이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자 다음 달부터 산유량을 일일 1230만 배럴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사우디의 증산 선언에 더해 러시아도 물러나지 않으면서 ‘석유 전쟁’이 시작되자 국제 유가는 계속 추락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각각 22%와 24% 폭락을 기록한 바 있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급 대응책을 쏟아냈지만, 수요 급감 및 공급 증가 우려가 지속되는 원유시장의 유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이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 대비 2.0%(30.20달러) 급락한 온스당 1486.50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가리지 않고 투매 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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