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채권단, M&A 가능성 열고 워크아웃 준비…“인수 의사 기업 존재”

입력 2020-03-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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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 홈페이지 캡처)

국내 5위 해운선사 흥아해운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채권단은 인수합병(M&A)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상화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흥아해운을 인수한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해운사들의 통폐합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흥아해운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워크아웃 신청서를 받은 후부터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부산은행과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단협의회도 주 채권단 주도 아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흥아해운의 금융부채는 총 2493억 원 규모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에 묶여 있는 채권액만 약 1000억 원 규모다.

앞서 흥아해운은 지난 10일 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흥아해운의 워크아웃 신청이 ‘갑작스럽다’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사실상 예고된 결정이라는 평가가 짙다. 채권단 측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고, 현시점에서 흥아해운에 대한 M&A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말 해양수산부와 해양진흥공사의 주도 아래 주력인 컨테이너선 사업을 장금상선에 매각하고 자체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번 워크아웃은 사실상 M&A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전에 몸집을 줄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흥아해운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이 1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아해운의 남은 주력 사업인 탱커선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제 막 워크아웃의 시작 단계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인수 의사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의사’ 정도만 전달했기 때문에 인수에 대한 가능성은 미지수다.

채권단은 정상화에 필요한 작업을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흥아해운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금 조달도 필수적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M&A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정상화에 필요한 투자금 지원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채권단 간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흥아해운은 1961년 세워진 해운사로 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장금상선에 이은 국내 5위다. 동남아시아 항로 시장의 선복 과잉 공급으로 컨테이너선 시황이 악화하며 2016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흥아해운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8년 376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낸 데 이어 작년에는 469억 원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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