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우한 사망자 170명 중 거의 절반이 고혈압 앓아…호흡 곤란에는 침습적 인공호흡 조치 등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1월 중순부터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해온 베이징셰허의원의 두빈 교수는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혈압 환자의 사망 리스크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2개월 전 코로나19로 절망에 빠진 우한시로 보내진 중국 최고 의료진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중환자 전문가다.
아직 그런 이유를 설명할만한 연구 논문은 없지만 우한에서 실제 코로나19 환자들을 접한 의사들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중증에 빠지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지난 1월 우한에서 사망한 170명 환자 중 거의 절반이 고혈압을 앓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두빈 교수는 “이는 매우 높은 비율이다. 다른 의사들로부터 얻은 정보와 내가 목격한 바에 따라 모든 기저질환 중 고혈압이 가장 위험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지만 고혈압이 환자 예후를 나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는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전 세계적으로 약 11만 명에 달하는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의사들은 치료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환자가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3140명이 사망했다. 새로운 감염은 크게 둔화했지만 1만5000명 이상이 여전히 입원 상태로 남아있어 이런 대규모 환자집단 연구로 치료법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의 6%가 중증으로 변했으며 특히 위중한 상태로의 전환이 매우 빠르게 이뤄졌다.
한편 두빈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고혈압이 있는 고령자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 이외 또 다른 노하우도 제시했다. 그것은 바로 호흡 곤란이 있는 환자는 장기 부전이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의사들이 바로 환자 기도에 튜브를 삽입하거나 기관을 절개하는 ‘침습적 인공호흡’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두빈 교수는 “침습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한 환자의 거의 절반은 사망했다”며 “그러나 회복한 환자 대부분은 이 조치를 일찍 시작했다. 가능한 한 빨리 침습적 인공호흡을 해야 하며 늦게 할 필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산소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요원인 ‘호흡기 전문치료사(Respiratory Therapist)’는 코로나19 환자와 같은 중증 환자를 많이 접했으며 환자 상태에 맞게 인공호흡기를 미세 조정할 수 있어 치료하는 데 있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두빈 교수는 “약물만으로는 환자, 특히 중증 환자를 구할 수 없다”며 “집중치료실의 의사와 간호사, 다른 전문가 간의 팀워크가 환자 생존 유지에 더 중요할 수 있다. 집중치료실 의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다른 전문가 견해를 고려, 생명 유지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