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보로 고교 예측 가능"…교육부 8월 모의테스트
올해 대입 수시부터 도입될 예정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블라인드’ 평가에 수험생의 이력 등을 예상할 수 있는 정보들이 그대로 공개돼 ‘반쪽’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교육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후속 조치에 따른 대입 전형자료 온라인 제공 개선 계획(안)에 따르면 고교 블라인드 평가가 9월 수시부터 적용된다.
고교 블라인드 평가에는 수험생의 성명ㆍ주민등록번호ㆍ사진, 고교명ㆍ수상기관명ㆍ봉사주관기관명 등이 모두 가려지고 ‘학생부 식별번호’가 부여된 학생부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ㆍ나이스)과 원서접수 기관을 통해 대학에 온라인으로 제공된다. 공공연한 고교등급제 등 대입 과정에서의 출신 학교 후광효과를 원천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수상명ㆍ교과명 등은 가려지지 않는다. 계획(안)을 보면 수상경력 표시란에 상장 수여기관은 비공개하지만, 수상명은 300자 이내로 기재하도록 했다. 교과학습 발달사항에서도 과목 편제명과 교과명, 재적수(이수자 수)는 각각 90자와 60자, 4자 이내로 작성할 수 있다. 특기사항도 창의적 재량활동 사항과 특별활동 상황,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 등 총 3개 부문에서 각각 2만 자 이내로 공개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고교 블라이드 평가제도가 이대로 시행될 경우 특정 정보만으로 고교 유형을 추측할 수 있는 만큼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과학고는 교육 과정상 필수과목으로 ‘고급과학’, ‘고급물리’ 등을 편성하고 있다”며 “외고와 국제고도 수업시간 절반이 ‘제2외국어’와 ‘외국어’ 등으로 채워진다”고 전제했다.
이어 “학생부의 교과이수과목 정보나 동아리 활동만 봐도 외고, 과학고, 영재학교 등 학교 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며 “블라인드 서류 평가 제도의 정책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기사항을 공개하도록 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수험생 인적사항 등이 가려지더라도 교사의 기술방향ㆍ뉘앙스에서 학교 유형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적수(이수자 수) 공개는 소규모 학교의 역차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임 대표는 “학교가 어느 지역에 있는지는 학생 수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면서 “고교 유형을 교과목과 특기사항에서 파악 후 상대적으로 전체 학생 수가 적은 학생 같은 경우 취약한 학교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교육부는 학생부 온라인 제공 방식에 대해 사전 점검(모의 테스트)을 8월께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