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조클럽 예약한 제약사들…기술료에 ‘웃고’ 코로나19에 ‘울고’

입력 2020-03-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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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제약업계가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빅5’ 제약사가 동시에 1조 클럽에 가입한 것은 물론 셀트리온까지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는 업계의 연구ㆍ개발(R&D) 성과가 본격적인 매출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을 향한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제약사들이 올해도 1조클럽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유한양행을 필두로 GC녹십자,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등이 나란히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이래 상위 제약사들은 차근차근 1조클럽에 입성했다. 2019년에는 셀트리온과 종근당이 새롭게 합류하고 대웅제약도 개별 기준으로 처음 1조 원을 넘겨 업계의 외형 성장을 확인했다.

우선 올해는 셀트리온이 연 매출 1조5000억 원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현재 다수 기관이 내놓은 셀트리온의 2020년 매출 추정치(컨센서스)는 1조55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조1285억 원보다 37.9% 늘어난 규모다. 만일 이에 부합하면 셀트리온은 단숨에 유한양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1991년 설립된 회사가 채 20년도 되지 않아 초고속으로 업계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제 ‘램시마SC’를 유럽에 선보였다.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의 ‘직판’ 프로젝트 선봉장으로, 연말까지 유럽 전체 TNF-α 억제제 시장의 90%에 해당하는 9조2000억 원 규모의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도 신규 출시한다.

지난해 실적에서 아쉬움을 남긴 유한양행은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는 것이 관건이다. 올해 매출 컨센서스는 1조5948억 원으로 집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잇따른 기술수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얀센에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임상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기술료(마일스톤)를 받고,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베링거인겔하임에서도 기술료가 유입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회사 유한킴벌리의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 유한킴벌리는 국내 마스크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도 R&D 결실을 거둔다.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규모의 기술료가 들어온다.

지난해 호실적을 이끈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들은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을 비롯해 ‘로수젯’, ‘에소메졸’, ‘팔팔’ 등 유비스트 원외처방 데이터 기준 100억 원 이상 블록버스터 전문의약품이 14개에 달한다.

GC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생산 수율을 높인 수두백신 ‘배리셀라주’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컨센서스에 부합한다면 올해 매출은 1조50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는 올해 제약사들의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코로나19가 연일 확산하자 영업사원들이 대부분 재택 근무로 전환하는 등 전통 제약사의 영업 활동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면서 의약품 처방도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영업이 막히고 신제품 마케팅도 어려울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항암제와 류머티즘관절염 등이 필수 처방되고,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셀트리온 정도만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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