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때와 다르다”...‘코로나19’에 세계 경제 ‘흔들’

입력 2020-02-24 14:44수정 2020-02-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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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호주까지...중국 의존도 높을수록 경제 충격 심각

▲ 출처 :WSJ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의 후폭풍이 거세다. 아시아에서 북미, 유럽 경제에 이르기까지 ‘무풍지대’를 찾기 힘들 정도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을수록 암담한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지난 2년간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영향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반토막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최대 소비국으로 우뚝 섰다.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전초기지이자 제품을 사들이는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 GDP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에서 크게 확대해 현재 약 33%에 이른다. 2000년과 2017년 사이 세계와 중국의 교역은 3배 증가했다. 세계 각국 경제와 중국이 거의 한 배를 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셈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 충격이 2003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와 비교가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생산 중단 여파가 글로벌 산업 전체로 도미노처럼 번지면서 전 세계가 1조 달러(약 1218조2000억 원)의 비용을 치러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 애플은 중국발 생산 차질로 인한 글로벌 파급 효과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애플은 “이동 제한 조치로 중국 내 판매가 큰 폭 감소했으며 공급이 일시적으로 제한돼 전 세계 매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지난달 제시했던 2분기 매출 예상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줬다.

특히 아시아가 우울하다. 아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서다. 세계은행(WB) 조사 결과, 2000년 세계 무역에서 중국은 1.2%를 차지했다. 2018년에는 34%로 확대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무역에서 중국 비중은 16%에서 41%로 증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싱가포르는 연간 GDP 성장률 전망을 1.5%에서 0.5%로 하향했다. 태국도 중국의 이동 제한 조치로 올해 관광객이 13%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던 베트남도 휘청거린다. 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해 미·중 무역전쟁 이후 두 번째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의 대중 수입이 16% 급감했다. 베트남은 철강에서 가구에 이르기까지 반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공정을 거친 후 선진국에 수출하는 구조를 뼈대로 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현재 제조업체들의 절반 이상이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보다 6배 경제 규모가 큰 호주도 중국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년 전, 주변부에 지나지 않았던 중국은 경제 개발 붐에 힘입어 해외로부터 자원을 빨아들였다. 석탄 및 철강석 등 호주의 지난해 전체 수출 가운데 대중 수출이 차지한 비중이 무려 40%에 달했다.

중국에 기대 세계 경제가 성장의 과실을 누린 만큼, 고통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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