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사업체 특성별 임금현황’ 발표…노사 갈등 우려 목소리도
고용노동부가 18일 공개한 ‘사업체 특성별 임금현황(2016~2018년 기준, 연장·휴일근로수당를 제외한 정액급여와 특별급여 합산금액)’에서 사업체 규모, 경력, 성별, 학력 등에 따라 근로자 간 임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사업체 규모와 학력, 경력 10년 이상을 통틀어 도출한 임금 현황 분석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기준에 따라 연봉 격차가 5576만 원 (경력 10년 이상 기준) 넘게 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에서 5~29명의 소규모 사업체와 500명 이상 사업체 간 10년 이상 대졸 경력 평균 연봉 임금 격차는 3426만 원이지만 고졸과 대졸 간의 학력 차로 인한 연봉 격차는 5576만 원이나 벌어졌다. 5~29명의 사업체 10년 이상 대졸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6115만 원이며 500인 이상 사업체 평균 연봉은 9540만 원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500명 이상 사업체 10년 이상 경력 대졸 이상 평균 연봉과 5~29명 사업체 고졸 이하 평균 연봉(3964만 원)과 비교하면 5567만 원을 더 받았다. 이번 임금 정보 공개로 산업 현장의 노사 갈등뿐만 아니라 노노 간의 갈등이 심화하는 등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고 경영계는 우려한다.
그동안 임금 통계는 사업체 규모 기준으로 한정하면서 대기업(2018년 6012만 원)과 중소기업(2772만 원)의 평균 연봉만 보면 알 수 있었다. 이번에 고용부가 공개한 임금 현황은 사업체 규모, 학력과 경력에 따라 지급받은 임금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남녀 근로자 간 임금 격차도 상세하게 드러났다. 500명 이상 사업체의 남성 근로자 평균 연봉은 7438만 원으로 같은 사업체 규모의 여성 근로자(4904만 원)보다 2534만 원 더 많았다. 5~29명의 사업체 경우 남성 근로자와 여성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각각 4106만 원, 293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간 연봉 격차는 1168만 원이다.
여성 근로자의 육아휴직에 따른 경력단절, 군 제대 남성 근로자에 대한 경력 가산점 부과 등이 남녀 근로자 간 임금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고용부는 이번에 사업체 규모와 경력, 학력 등에 따라 임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업체 특성별 임금현황을 매년 하반기(9~10월) 중 공개하기로 했다. 특성별로 임금 격차 심화 현상을 수치화하고, 기업들이 이를 참고해 임금 양극화를 완화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민석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기업의 임금 수준이 낮으면 근로자 측에선 임금을 높여야 하는 압력이, 반대로 너무 높다고 하면 사측에서 임금 수준을 시장 평균 쪽으로 맞춰가야 하는 압력이 존재한다”면서 “사업체 특성별 임금 현황은 사측과 근로자가 임금 수준을 참고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