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독감 vs 신종 코로나...미국서 독감으로 1만 명 사망

입력 2020-02-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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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독감 환자 및 사망자 추이(2월2일 기준). 출처 CDC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소리 없는’ 살인자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바로 미국에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1만 명의 사망자를 낸 독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9~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독감 환자는 1900만 명, 이로 인한 입원 환자가 18만 명, 사망자만 1만 명에 이른다.

중국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매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독감 사망자 수에 비하면 미미하다. 5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490명, 확진자는 2만 4324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외 지역에서 확진자는 2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두 명이 나왔다.

수치로만 놓고 보면, 독감 바이러스가 인류 생존을 더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체감 위험도는 신종 코로나가 훨씬 심한데, 이는 ‘무지에서 오는 공포’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독감이 지닌 치명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수십 년 지속됐다는 점, 그래서 연구 성과가 많다는 점이 인간이 느끼는 공포를 덜어준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신종 코로나의 경우, 얼마나 전파력이 있는지, 치사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된 게 없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병 연구소 박사는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망자 수에도 불구하고 독감에는 명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4월이 되면 독감 사례가 감소할 것이라는 걸 분명히 말할 수 있고 사망률도 상당히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신종 코로나의 경우 확신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는 이제 막 연구가 시작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신종 코로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체감 위험도도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근거해 독감과 신종 코로나를 비교해보면, 두 바이러스는 닮은 듯 다르다. 기본적으로 독감과 신종 코로나는 감염 바이러스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독감의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열, 기침, 근육통, 인두염, 두통, 콧물, 구토, 설사 등이 있다. 독감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2주 안에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의 경우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한다. 지금까지 미국 사람의 1%에게서 병원 치료가 필요할 만큼 상황이 악화하는 일이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의 경우,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영국 의학저널 ‘더 란셋’이 지난 1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에게서 열, 기침, 호흡 이상이 공통으로 나타났다. 그 중 5% 정도가 인두염, 콧물 증상을 보였고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인 경우는 2%였다. 2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에서 지금까지 약 14%가 중상으로 분류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증상으로만 놓고 보면 독감과 신종 코로나를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치사율의 경우, 미국에서만 독감에 걸린 사람 중 0.05%가 사망했다. 신종 코로나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독감보다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는 치사율이 2%다.

바이러스 전염성 수치의 경우 독감은 1.3, 신종 코로나는 2.2로 추산된다. 독감에 걸린 환자 한 명이 1.3명을 전염시킬 수 있는 반면, 신종 코로나는 2.2명에게 퍼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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