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씨티은행 다동 본점' 새 옷 입는다…오피스 줄이고 리테일 확대 추진

입력 2020-0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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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에 증축 허가 신청…공실 해소ㆍ임대 수입 '두 토끼'

▲코람코자산신탁이 서울 중구 다동 옛 씨티은행 본점을 증축 리모델링 한다. 사진은 옛 씨티은행 본점 전경. 박종화 기자. pbell@
코람코자산신탁(코람코)이 서울 중구 다동 옛 한국씨티은행 본점 증축 리모델링에 나선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는 최근 중구청에 옛 씨티은행 본점을 증축 리모델링하겠다고 허가를 신청했다. 1997년 완공된 옛 씨티은행 본점은 지하 4층~지상 20층, 연면적 3만9624㎡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코람코는 지난해 2000억 원가량에 씨티은행으로부터 이 건물을 사들였다.

증축은 이르면 올 5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씨티은행의 입주 계약이 그때 끝나기 때문이다. 코람코는 내년 2분기까지 공사를 마치는 걸 목표로 잡았다. 공사가 끝나면 건물의 정식 명칭도 ‘케이스퀘어시티’로 바꿔 단다.

코람코는 이번 증축에서 저층부의 리테일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중구청 등에 저층부의 용도를 가로 활성화 용도로 바꾸겠다고 신청했다. 가로 활성화 용도로 변경되면 1층 바닥 면적의 30%, 큰길가(가로변)와 맞닿은 공간의 절반을 음식점이나 카페 등으로 채워야 한다. 대신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최대 1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

옛 씨티은행 본점의 증축 리모델링은 공실 리스크 예방, 임대 수입 다각화라는 ‘두 토끼’를 노린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씨티은행이 떠나는 5월이 되면 코람코엔 어려운 숙제가 생긴다. 그간 씨티은행은 공동 소유주인 대견기업이 쓰는 14층을 뺀 건물 전체를 사용했다. 씨티은행이 떠나면 코람코는 20층짜리 사무실을 채울 새 임차인을 찾아야 한다.

다동 등 서울 도심(CBD) 일대는 안 그래도 ‘임차인 모시기’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최근 을지트윈타워, APEX타워 등 대형 오피스 빌딩이 잇따라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서울 도심 오피스 공실률은 10.4%로 서울 평균(9.1%)보다 높다. 이 때문에 코람코에선 증축 공사가 끝난 후 다시 씨티은행과 입주 계약을 맺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저층부를 리테일 공간으로 꾸리면 그나마 임차인 모집 부담을 덜 수 있다. 오피스 시장과 달리 리테일 시장에선 아직 도심 요지에 점포를 마련하려는 임차인이 많기 때문이다. 면적당 임대료를 따져봐도 리테일 점포의 임대료가 오피스 임대료보다 세 배가량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 저층부를 놀리다가 리테일 공간으로 활용하면 임대 수입을 늘릴 수 있고 건물의 가치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옛 씨티은행 본점에 앞서 리모델링을 마친 다동 DGB 금융센터(옛 대우조선해양 빌딩)나 장교동 한화빌딩이 저층부에 리테일 점포를 들여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리테일 중심의 증축이 코람코가 투자 자금을 회수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진원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서치팀장은 “저층부에 유명 리테일 점포가 들어서면 임대료 수입을 늘어나고 건물의 인지도도 높아진다”며 “건물 가치를 산정할 때도 더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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