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신종 코로나’에 약세장 진입…OPEC, 추가 감산 고려

입력 2020-02-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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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작년 9월 고점 이후 20% 이상 하락…다음 주 총회 열어 결정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추이. 3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50.11달러. 출처 마켓워치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신종 코로나에 의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원유 수요에 영향을 미쳐 유가가 계속 하락하는 것을 막고자 추가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8% 급락한 배럴당 50.11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의 최저치를 찍은 것은 물론 최근 고점을 찍은 지난해 9월 이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WTI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49.91달러까지 떨어져 50달러 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3.8% 빠진 배럴당 54.45달러로, 지난 2018년 12월 3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9월 16일 배럴당 69.02달러로 고점을 찍고 나서 지금까지 21% 하락해 역시 약세장에 진입했다.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 플러스(+)는 유가 지탱을 위해 감산을 유지했는데 신종 코로나 충격으로 기존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더욱 이를 확대하려 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OPEC과 동맹국 대표들은 4~5일 회동,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후 오는 14~15일 정식 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추가 감산 방안을 결정한다. OPEC은 당초 3월 총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에 이를 한 달 앞으로 앞당기는 것이다.

OPEC+가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는 방안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면 산유국들은 하루 총 220만 배럴을 감산하게 된다.

다른 옵션도 고려 대상에 있다. OPEC 맹주인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나서 하루 100만 배럴을 더 감산하는 것이다. 한 OPEC 관리는 “이는 원유시장에 충격을 줘서 유가 하락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현재 하루 약 97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스웨덴 SEB마켓의 비야르네 실드롭 애널리스트는 “50만 배럴 감산은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OPEC이 전술적인 감산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려 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다만 중국이 신종 코로나로 하루 300만 배럴의 원유 수요가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바이러스는 계속 확산하고 있어 시장이 진정되려면 멀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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