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호적인’ 산업 없다…대형 증권사 신용도 전망 ‘부정적’”
저성장 기조와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 우호적 업황이 전망되는 업종이 전혀 없는 가운데 유통과 항공운송, 보험업종 등 일부의 경우 산업 전망은 물론 신용도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항공운송와 정유 산업의 경우 최근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30일 한국신용평가는 서울 여의도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한기평에 따르면 21개 산업의 업황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산업 전망(Industry Outlook)이 ‘우호적’인 산업은 한 곳도 없었고 10곳은 ‘비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개의 산업은 모두 ‘중립적’이었다.
업종별로는 비금융 부문 산업 15개 중 7개(석유화학, 건설, 철강, 자동차·부품, 항공운송, 유통, 디스플레이), 금융 부문 산업 6개 중 3개(캐피탈, 손해보험, 생명보험)의 전망이 '비우호적'으로 분류됐다.
특히 ‘비우호적’ 평가를 받은 산업들 가운데 유통, 디스플레이, 손해보험, 생명보험 등 4개는 올해 신용등급 전망(Credit Outlook)까지도 ‘부정적’이어서 올해 다른 산업군들보다 특히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됐다. 송민준 기업평가 본부 실장은 올해 유통업과 관련해 “저조한 경제성장과 함께 소비패턴 변화로 대형 유통업체들의 수익성은 저하되고 온라인 관련 투자 부담은 늘어가고 있다”면서 “여기에 비우호적인 정부 정책과 규제가 유통업체의 대응력을 제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업계 내 구조조정이 한창인 항공운송의 올해 업황도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신용도 전망은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원종현 실장은 “아웃바운드 여객 수요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화물 수요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높은 경쟁 강도와 업계 내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쟁 구도 변동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신용도 전망은 유동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운송업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샀다. 원 실장은 “과거 2003년 SARS가 중국에서 발병했을 당시 중화권 입출국자가 약 45% 감소했고, 기타노선에서도 25% 입출국자가 감소했었다”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할 경우 전반적인 항공 여객 수요가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운송과 함께 정유 산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업황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원 실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석유제품 수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이에 따른 정제마진이 예상보다 올라가지 않을 수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장기화할 경우 정제마진은 물론 석유화학제품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의 경우 업황은 중립적으로 전망됐으나 신용도 전망은 대형증권사는 ‘부정적’, 중소형증권사는 ‘안정적’으로 전망이 엇갈렸다. 이재우 선임애널리스트는 “올해 투자은행(IB) 시장 확대 추세가 지속하고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주식 및 파생 관련 이익 증가로 채권 운용 이익 감소를 만회하며 증권업종은 양호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일부 대형 증권사는 직접투자 금액의 손실, 불완전판매 위험 관리 미비로 인한 평판 저하, 소송 위험 등으로 사업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