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 국회 본회의 통과…박용진 폭로 1년 2개월만

입력 2020-01-1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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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회계도 ‘에듀파인’ 의무화… 교비회계 유용하면 최대 징역형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유치원3법이 통과된 후 조승래 교육위 간사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을 담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입법절차를 마쳤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지 330일이 넘은 뒤에도 진통을 겪다 가까스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유치원 원장이 유치원 원아들의 교육에 써야 할 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할 경우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른바 ‘유치원 3법’으로 불리는 이들 법안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10월 사립유치원 관련 각종 비리를 폭로한 뒤 대표 발의했다. 자유한국당은 사유 재산 침해 우려와 의견 수렴 부족 등을 이유로 줄곧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마련한 중재안이‘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됐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립유치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의 잘못된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제까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사립유치원이 회계비리를 저질러도 시정명령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형사 처벌까지 가능해져 회계 비리를 좀더 강하게 제재할 수 있다. 사립유치원을 경영하는 법인 이사장이 유치원장을 겸직하는 것도 금지한다. 이른바 ‘셀프징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에듀파인은 초·중등학교와 국·공립유치원에서 사용하던 회계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의 회계 내역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상당수 사립유치원이 당국의 감시 없이 회계를 관리하면서, 원비가 유치원 운영진의 명품가방이나 성인용품 구매 등에 쓰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이 이름을 바꿔 다시 개원하는 이른바 ‘간판갈이’도 볼수 없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사립유치원이 운영정지 조치를 받은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신규 유치원 설립인가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제까지는 비리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간판갈이를 하는 유치원이 적지 않았다. 이 밖에도 유치원이 보조금 반환명령이나 시정?변경명령, 운영정지ㆍ폐쇄 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해당 유치원 정보를 공표하도록 규정해 학부모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유치원을 현행법상 학교급식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일정규모 이상의 유치원에 대해 초·중등학교와 동일한 수준의 급식시설·설비 및 위생관리 기준 등을 적용받도록 했다.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초·중·고등학교처럼 사립유치원도 급식의 안전과 질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또 급식비 유용을 막기 위해 위탁 시 유치원운영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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