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로봇ㆍAI 기술이 바꾸는 삶 눈 앞… 中 업체 노골적 베끼기도 여전

입력 2020-01-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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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LED도 경쟁 구도 돌입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동반자 로봇 '볼리'를 보기위해 모여든 관람객. (사진=송영록 기자 syr@)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이 1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올해 CES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로봇,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이 화두였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은 이 같은 4차산업 기술이 인간의 미래 삶을 어떻게 바꿀지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미ㆍ중 무역 갈등 탓에 중국 대형 업체의 참가가 줄었지만, 참가한 업체들의 삼성ㆍLG 베끼기도 여전했다. 삼성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마이크로LED 역시 TV 업계 간 경쟁이 시작됐다.

◇ 동반자 로봇 '볼리' 등장, 무거운 무게 거뜬히 드는 웨어러블 로봇도=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지능형 인공지능 동반자 로봇 '볼리'를 처음 공개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볼리는 공 모양으로 이동이 자유롭고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 다니며, 사용자 명령에 따라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한다.

스마트폰, TV등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홈 케어도 수행할 수 있다. 집안에 지저분해지면 로봇청소기에 명령을 내려 집 안 청소를 하게 하거나 사용자에게 알린다.

볼리 전시관에는 공모양의 작은 로봇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볼리의 미래는 다양한 '케어(care)'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적비전센서를 이용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을 살피고, 후속 조치를 하는 식이다.

▲로봇이 모든걸 하는 식당 LG전자 '클로이 테이블'에 모여든 관람객.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전시장에서는 로봇 식당 '클로이 테이블'이 관심을 끌었다. 이 곳에선 사람 대신 다양한 로봇이 각기 맡은 일을 처리한다. 로봇은 손님이 식당에 들어서면 자리를 안내해주고, 주문을 받아 요리까지 척척 해낸다. 설거지도 가능하다. 설거지 후 그릇에 있는 물기를 털어내기까지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위험한 작업이나 단순작업은 로봇에게 맡기고 사람은 더 발전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미 빕스 매장에서 하루에 200그릇의 쌀국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에서 시연하는 웨어러블 로봇. 이 로봇을 착용한 직원이 무거운 비행기 바퀴 교체 작업을 손쉽게 하고 있다. (사진=송영록 기자 syr@)
해외 업체 가운데선 델타항공 부스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볼 수 있었다. 델타항공 여성 직원이 전신에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후 50㎏이 넘는 비행 바퀴를 가뿐하게 들어올렸다. 90㎏(200파운드)의 짐까지는 쉽게 들어올릴 수 있다.

항공사 직원들은 무거운 화물과의 전쟁을 매일 치른다. 비행기 바퀴를 갈아주는 정비 작업도 만만치 않다. 전시장의 델타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웨어러블 로봇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직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 생활에 더 깊숙히 들어온 AI= 냉장고와 세탁기도 더 똑똑해졌다. 삼성전자 2020년형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한 단계 진화한 ‘푸드 AI’기능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삼성전자 2020년형 패밀리허브엔 푸드AI 기술을 통해 사용자 맞춤 레시피를 추천한다. (사진=송영록 기자 syr@)
가족 구성원들의 식성과 사용 빈도가 높은 식재료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식단과 레시피를 제안하고 냉장고 내부의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한다. 필요한 식재료로 쇼핑리스트를 구성해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삼성넥스트가 지난해 3월 인수한 영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위스크(Whisk)의 기술력이 큰 도움이 됐다. 위스크는 이른바 식품의 유전자 정보인 ‘푸드게놈(Food Genome)’ 분석을 통해 각 식품의 속성(영양ㆍ부패성ㆍ풍미ㆍ카테고리)을 파악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유미영 상무는 "위스크'가 갖고 있는 레시피는 200만 가지 이상"이라며 "고객의 건강상태나 취향 등을 통해 개인화된 레시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내놓은 세탁기는 스스로 옷감을 분석해 가장 최적화된 세탁모드를 정하고 한번 채워두면 세제 용량도 빨래 양에 따라 자동 조절한다. AI가 도입된 TV는 영화, 스포츠, 애니메이션, 일반 등으로 영상 종류를 분류해 가장 보기에 좋은 화질로 스스로 바꿔준다. 스포츠 영상이라면 색감을 더해 생동감 있는 화면을 보여준다.

◇ 마이크로LED도 이제 경쟁= 삼성전자가 차세대 TV의 한 축으로 밀고 있는 마이크로LED가 다른 업체 전시장에도 등장했다.

▲중국 콩카의 마이크로LED 스마트월. (사진=송영록 기자 syr@)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회로 기판에 촘촘히 배열해 제작하는 것이다. 색상 재현과 내구성, 소비 전력이 월등히 우수한 최첨단 기술로 꼽힌다. LED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들기 때문에 제품 형태와 해상도 설정이 자유롭다는 점도 특징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더 월'의 라인업을 늘렸다. 가정용으로 88인치, 상업용으로 150·292인치 제품을 선보였다. 부스 입구에 전시한 292인치 '더 월'은 전시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LG전자는 145인치 4K 마이크로LED를 부스 한켠에 전시했다. LG전자가 처음 선보이는 마이크로LED다.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제작했다. LG측은 100~150인치 범위의 상업용으로 준비할 마이크로LED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 소니 역시 전시관 한쪽에서 220인치 마이크로LED '크리스탈LED'에서 각종 영화를 상영했다. 중국 콩카는 마이크로LED '스마트 월'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다. 8K와 4K 마이크로LED 두 종류를 전시장 중심에 배치했다. TCL 역시 132인치 4K 마이크로LED '더 시네마 월'을 전시했다.

◇ 중국 업체 노골적 베끼기도 여전= TCL, 창홍 등 CES에 참가한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카피 제품을 당당하게 전시했다.

▲TCL 전시관에 있는 삼성전자 더프레임 유사품 (사진=송영록 기자 syr@)
TCL 전시관에는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더 프레임'과 '더 세로'를 모방한 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 더 프레임은 베젤이 액자처럼 디자인 된 제품이다. 더 세로는 스마트폰 처럼 세로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든 삼성전자의 신개념 TV다. 원하는 경우에는 일반 TV처럼 가로로 회전시킬 수도 있다.

▲창홍 전시관에는 삼성전자 더 셰리프와 더세로 유사품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사진=송영록 기자 syr@)
하이센스는 '오토 로테이트 TV(Auto Rotate TV)', 창홍은 '스핀(SPIN)'이라는 이름의 더 세로 유사 제품을 내놨다. 또 창홍은 더 셰리프와 비슷한 모양의 TV도 함께 전시했다.

세탁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CES에서 느낀 건 너무 같은 제품이 너무 많이 전시돼 있다는 점이었다"며 "심지어 저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트윈워시도 여러 전시부스에서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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