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새해 승부처는 '즉시 배달 서비스'…편의점발 배달 전쟁 갈수록 확전

입력 2020-01-02 15:12수정 2020-01-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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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GF리테일)

즉시 배달 서비스가 유통업계의 새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출점 절벽에 부닥친 편의점이나 온라인쇼핑으로 고객을 빼앗긴 대형마트 등이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달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마트가 피자 배달 서비스에 나선 데 이어 이마트24 역시 연초부터 ‘요기요’와 손잡고 상품 배달에 돌입했다. 여기에 이미 배달 서비스에 진출한 CU(씨유)는 올해 1분기 내로 배달 서비스 가능 매장 목표를 5000곳으로 잡고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 업체가 배달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출점 절벽’에 따른 대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더욱이 판매 채널을 추가하면서도 배달료는 고객이 부담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유통 공룡들은 주요 배달 품목에 치킨과 피자 등 외식업체의 대표 상품까지 포함하면서 영역 파괴를 꾀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7월 2000개였던 편의점 CU의 배달서비스 운영점이 올해 1월 초 3000개까지 늘었다고 2일 밝혔다.

2010년 업계에서 가장 먼저 배달 서비스에 나선 CU는 지난해 4월부터는 ‘요기요’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돌입했다. 특히 이 회사는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POS 단말기를 통해 매장의 상품 입·출고가 자동 입력되는 재고 연동 시스템을 갖췄다.

CU의 배달서비스는 도입 후 고객 편의 향상은 물론 점포의 추가 매출을 올리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에는 평소보다 이용률이 40%가량 높게 나타났고, 도시락 등 200여 가지 먹거리 상품에서 60여 가지 생활용품으로 상품군을 확대하자 배달 서비스 전체 매출도 20% 늘었다. 대학가나 강남 오피스 등 일부 점포의 경우 하루 배달 서비스 매출만 2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점포에서는 24시간 운영을 준비 중”이라면서 “가맹점의 관심이 높아 올해 1분기 내로 5000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요기요’와 ‘우버이츠’와 손잡고 현재 서울 강남권 등 총 10곳에서 시범 서비스 중이다. 비식품 100종을 포함해 구매 가능 상품은 350여 개에 이른다. 현재 고객이 주문 시 점포의 ‘요기요’ 전용 태블릿에 주문 내역이 들어오면 점포에서 재고가 있을 때 접수하는 점이 CU와 다르다. GS25의 인기 배달 상품은 도시락과 김밥, 주먹밥 등 간편 식품으로 추후 서비스 확대를 검토 중이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 역시 새해부터 ‘요기요’를 통해 도시락과 주먹밥, 샌드위치 등 70종에 이르는 품목의 배달 서비스에 나선다. 이 회사는 먼저 35개 직영점부터 시작해서 배달 대상 상품과 운영 방식 등 최적화 시스템을 갖춘 후 순차적으로 가맹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니스톱은 ‘요기요’와 ‘바로고’ 등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사당역점 △봉천역점 △여의IFC점 △강남센터점 등 5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 시범 테스트 중이다. 배달 품목은 냉장 및 냉동 식품과 공산품 등이며, 매출 효자 품목인 치킨도 포함됐다. 세븐일레븐도 배달앱을 통한 배달서비스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대형마트도 배달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요기요’를 통해 일부 점포에서 PB(자체상표) 피자인 ‘치즈앤도우’의 즉시 배송을 테스트하고 있다. 해당 점포는 서울 서초점과 중계점, 금천점, 울산점, 칠성점, 목포점 등 총 6곳이다.

홈플러스의 슈퍼체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장보기 즉시 배송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해당 점포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봉천점과 신길3점, 북가좌점, 개봉점 등 4개점이다. 대상 상품은 간편식과 가공식품, 신선식품 등 400여 종이다. 홈플러스는 서비스 운영 과정을 점차 개선해 운영 점포를 늘려갈 방침이다.

이마트도 지난해 10월부터 물류 스타트업 ‘나우픽’을 통해서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강서 양천구를 대상으로 PB상품인 ‘피코크’를 배달하는 즉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점포 제품을 바로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마트가 ‘나우픽’에 피코크 상품을 도매가에 공급하면 ‘나우픽’은 직매입한 상품을 물류센터에 보관했다가 주문 즉시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치킨, 신선식품 등에만 한정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가 논의과정에서 품목이 확대됐다”며 “즉시 배달 서비스는 판로 확대를 위한 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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