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대우자판) 노사가 2006년 10월 직영판매 법인 신설 이후 수년 째 팽팽한 대립을 벌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2006년 대우자판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회사를 불법 분할했고,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유령회사를 만들어 직원을 강제로 발령했다며, 대기발령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 관계자는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인해 생계위협에 처할 수밖에 없는 영업직 조합원 전원에 대해 회사가 보직 대기발령을 내며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직영사업부분 ‘DW&직영판매(주)’를 설립, 이곳으로 조합원 212명을 포함한 영업 정규직을 2006년 10월 2일자로 전적(소속 변경) 발령했다. 이에 노조는 법원에 ‘근로자 지위확인 가처분 소송’과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적 구제신청’을 제기해 승소했다.
하지만 이후 대기발령과 관련한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은 분할로 인한 대기발령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했으며, 대기발령의 장기화에 대한 책임도 원상회복만을 주장하고 있는 노조 측에 있음을 지적하며, 노조가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렸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도 아니고, 직영판매회사로 가라는 것인데 오직 분사해서 가기 싫다고 이렇게 버티는 것”이라며. “트럭 영업이나 중고차 판매 사업 등 다른 보직을 권해도 오로지 대우자판에 남겠다고 버티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노측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 남지훈 조직부장은 “우리는 직영 영업부분만 분사한다고 해서 반대를 한 것”이라며, “총 자산 1조5천억 되는 곳에서 10억짜리 회사 도산되면 정리 해고될 가능성 높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기발령 부분에 대한 문제는 고등법원에 상고해 해결하겠다고 남 조직부장은 밝혔다.
현재 사측은 노조의 원상회복 요구에 근접하는 절충안으로 DW에 위탁경영하고 3년 후 ‘DW&직영판매(주)’로 소속을 변경하는 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위탁경영+3년 후 DW&직영판매(주)로 소속변경(안)’은 3년 동안 소속은 대우자판에 두고 실질적인 회사 운영은 DW에 위탁해 경영하고, 3년 동안 DW&직영판매(주)가 회사 운영을 잘 한다면 소속을 변경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대우자판 노조의 변성민 대외협력부장은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당전적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며, 회사에서는 조건부가 아니라 3년 후 무조건 전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차 한 대 팔았을 때 과거 대우자판은 판매금액의 13%를 받았으나, 신설법인인 DW&직영판매(주)는 6%를 받고 있어 이 정도로 회사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우자판 노조의 대기발령 기간 동안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재판 선고공판이 지난 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재판부는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다면서 오는 26일 변론재개를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변성민 대외협력부장은 “이미 심리 종결된 사안인데 갑작스럽게 변론재개가 이뤄졌다”면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노조가 불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분위기를 타고 활황국면을 맞았다가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독과점 논란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GM대우차를 판매하는 대우자판이 노사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어 관련 업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떠한 결론으로 매듭지어지더라도 그 후유증은 상당히 오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