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군살 뺀다…"소규모더라도 필요없으면 자산 처분"

입력 2019-12-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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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사모펀드 운용사 지분 처분…롯데첨단소재, 동남아 영업 합작사 지분 정리

▲이완재 SKC 대표와 무틀라크 래쉬드 알라즈미 PIC 대표가 7일 오후 양사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SKC-PIC 합작사 설립 계약서에 서명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SKC)

기업들의 다이어트 강도가 세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기업들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작은 규모이더라도 정리에 나서며 자산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SKC는 최근 SK바이오랜드에 동반 투자한 사모투자 전문 운용사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2대 주주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처분한 지분 규모는 9억5950만 원으로, 비교적 소액이지만 경영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는 판단하에 정리한 것이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2014년 SKC가 SK바이오랜드(옛 바이오랜드)를 인수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곳으로, 약 300억 원을 투자해 SK바이오랜드 지분 157만5500주(지분율 10.5%)를 확보하고 있다.

SKC는 최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래 사업에 매진하며 활발하게 인수ㆍ합병(M&A), 회사 분할 등을 진행 중인 SKC가 자금 확보 및 자산 정리 차원에서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불요 자산으로 분류하고 처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C는 쿠웨이트 국영 석유공사와 합작 화학사를 세우기 위해 사업부를 분할했고 최근 떠오르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을 만드는 KCFT 인수를 완료했다. 또 코오롱과의 합작사인 SKC코오롱PI도 매각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의 일환으로 자산 재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C뿐만 아니라 롯데첨단소재 역시 불요 자산 처분에 나서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영업을 하기 위해 현지 회사와 세웠던 합작 법인 유닉 테크놀로지(UNIC TECHNOLOGY)의 지분을 모두 팔았다. 내다판 지분 규모는 8억3438만 원으로, 이 역시 기업 규모 대비 소액이다.

롯데첨단소재는 현지 회사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닉 테크놀로지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최근 자체 영업 역량을 확충하는 등의 이유로 이를 처분했다.

특히 롯데케미칼과의 합병 후 현지 영업망을 공고히 갖춘 롯데케미칼의 역량 또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현지 회사와의 합작 관계가 불필요하다고 판단, 청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첨단소재의 동남아 공략을 위한 합작 법인이었으나 운용 필요성이 떨어지면서 최근 처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활용도 낮은 보유 자산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은 중점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비핵심이라고 여겨지면 우선 처분에 나서 중요 사업에 투자할 자산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로 굵직한 사업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불요 자산 역시 처분 대상 1순위에 오르고 있다”며 “아무리 소액이더라도 경영 환경이 힘든 상황에서 자산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해 기업들이 자산 정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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