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지분 늘고 소액주주 지분 줄어…오너 일가 실탄 마련
퍼시스그룹의 지주회사인 퍼시스홀딩스가 자회사 퍼시스 지분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창업주 손동창 퍼시스 명예회장이 퍼시스홀딩스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계를 위한 밑그림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퍼시스홀딩스가 소유한 퍼시스의 지분은 30.77%였다. 이후 매달 1만 주 이상씩 퍼시스의 주식을 매수한 퍼시스홀딩스는 지난해 12월 기준 31.72%까지 지분을 늘렸다. 올해 들어서도 퍼시스홀딩스의 퍼시스 지분 매수는 계속돼 이달 2일 기준 퍼시스홀딩스의 지분은 32.17%까지 확대됐다.
퍼시스홀딩스 최대주주는 창립자인 손동창 회장(80.51%)이다. 자회사에 대한 지주사 지배력이 강화될수록 퍼시스그룹의 한 축인 ‘손 회장→퍼시스홀딩스→퍼시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공고해지는 셈이다.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은 ‘손태희 부사장→일룸→시디즈’다. 시디즈의 최대주주는 일룸(40.58%)이며, 일룸의 최대주주는 손 회장의 아들인 손태희 부사장(29.11%)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12월 퍼시스의 회장직을 내놓으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손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되고, 이종태 부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창업자인 손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장남인 손태희 부사장의 승계가 빨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손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지주사 지분 매수로 실질적인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손 회장이 지주사 지분을 늘린 뒤, 증여한다면 손태희 부사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 손태희 부사장은 퍼시스그룹의 비상장 자회사인 일룸의 최대주주(29.11%)지만, 퍼시스홀딩스의 지분율은 0.78%에 불과하다. 이에 손 회장이 나서 ‘손태희→퍼시스홀딩스→퍼시스’ 고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퍼시스의 고배당 기조 역시 승계 자금 마련에 활용될 여지가 커졌다. 퍼시스의 2016년 배당성향은 27.18%로 현금배당금 총액은 66억 원, 2017년 배당성향은 31.09%로 현금배당금 총액은 7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20.73%로 현금배당액 총액은 94억 원으로 결정됐다.
최대주주인 퍼시스홀딩스가 지분을 늘리면서 오너 일가가 이익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퍼시스홀딩스에게 돌아가는 이익의 80%는 손 회장 몫이다. 반면 퍼시스의 소액주주 비율은 2017년 14.22%에서 2018년 12월 31일 기준 10.25%로 줄었다. 소액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 이익은 10%에 불과한 셈이다.
퍼시스 관계자는 퍼시스홀딩스의 퍼시스 지분 확대에 관해 “지주사로서 일반적인 매입일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