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부리다 정비구역 해제될라" 5곳 중 1곳, 수십년만에 '합심'
서울 시내 각 자치구에 따르면 올 들어 조합을 설립해 사업 일몰 위기에서 벗어난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10곳이다. 일몰제 적용 지역 5곳 중 한 곳꼴로 일몰제 적용 이후 사업이 진전된 셈이다. 대부분 2000년대 중후반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위원회가 설립됐지만 주민 사이 이견 등으로 10여 년 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곳이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3구역(재개발)은 올해 5월 조합 설립을 통해 일몰제에서 벗어났다. 2004년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출범 후 15년 만이다. 인근 1·5·9 구역은 이미 분양까지 마친 상태이지만 3구역은 오랫동안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조합 관계자는 “일몰제만으로 속도를 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주민들의 사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일몰제에서 벗어나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다. 주민들도 이 같은 점 때문에 조합 설립에 75% 이상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제4-1구역(재건축)도 일몰제 덕분에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 경우다. 이 구역은 2006년 재건축 사업을 추진 14년 만에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이곳은 재건축을 둘러싸고 찬반이 엇갈려 몸살을 앓았지만, 일몰제 적용 이후 여론이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 미아제4-1구역 재건축 추진위 부위원장은 “그동안 재건축을 반대하는 분들이 30%가 넘었는데, 일몰제 적용 발표 이후 1년 7개월 만에 반대를 이기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조합 창립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3월 안으로 조합설립인가신청을 내면 일몰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몰라서 일몰제 연장을 위한 동의서도 함께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에서도 일몰제를 벗어나기 위한 과정에서 주민 갈등이 좁혀지고 있다.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 재건축 추진위 부위원장은 “우리 아파트에서 재건축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주민들도 재건축 추진 방식과는 상관없이 당연히 조합을 설립해 일몰제를 피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