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시장 월세 5년 동결…방법 있는데 내게 권한 없어 답답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집값 상승은 세제 개편을 통해 막을 수 있는데도 소극적인 정부 태도에 대해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시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시장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여의도의 분열과 갈등이 광화문의 분열과 갈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집회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결하고 합의안을 도출하면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공원화 등 광장을 좋게 변화시키는 긍정적 대안을 많이 내놓으셨지 ‘광장에 절대 손대지 말라’는 분은 없었다”며 “시민 아이디어를 잘 반영하면 확실한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박 시장은 “중대한 문제는 집회·시위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이라며 “집회와 시위라고 하는 권리는 헌법이 부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지만 그게 주민을 힘들게 만들고, 공공 이익을 해친다면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과 함께 합의하며 광화문광장을 새롭게 만드는 일, 해당 지역 주민의 행복을 만드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남의 인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 집회에 대해서는 일정한 제한을 가하도록 주민과의 합의안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력적인 집회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결국 여의도에서 어떻게 갈등을 조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평화를 만들어 내느냐에 많이 달려 있다”며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 같은 대안을 만드는 등 정치권이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시장은 요동치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집값 잡을 수 있는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베를린 시장은 월세나 임대료를 5년간 동결 조치했다”며 “길이 있는데 시장 권한이 아니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세제 개혁이나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면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잡을 수 있다”며 정부의 결단을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지율이 3%대에서 오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더 올라가라고 하는 것”이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