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에 회춘 바람이 분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자 백화점업계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이 온라인에 밀리는 가운데 백화점은 해외 명품 매출이 매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여 그나마 선방한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가 명품의 핵심 소비층으로 꼽히며 백화점업계는 이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 사원과 경영진의 소통을 추진하는 등 매장 곳곳에 젊은 감각 심기가 한창이다.
AK플라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를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 9월부터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리버스 멘토링’은 20대 직원들로 구성된 멘토와 현직 대표이사ㆍ본부장ㆍ팀장 등으로 구성된 멘티가 한 조를 이뤄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를 체험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젊은 직원들은 멘티들을 위해 트렌디한 볼거리ㆍ먹거리ㆍ놀 거리를 주제로 맞춤식 활동을 기획ㆍ주도하고, 멘티는 멘토들과 함께한 활동 결과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려 모든 임직원과 공유한다.
이번 ‘리버스 멘토링 1기’는 ‘을지로, 성수동, 익선동, 문래동’ 등 서울 시내를 무대로 밀레니얼 세대들이 즐겨 찾는 숨겨진 맛집과 핫플레이스인 블루보틀, 원더박스 등을 찾아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를 공유했다. 멘토링 1기는 9월부터 12월까지 활동에 나서고, 2기부터는 20대 직원들과 40ㆍ50대 차ㆍ부장급이 한 조를 이뤄 활동할 계획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의사 결정하는 경영진이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어야 이들에게 맞는 상품 개발, 매장 구성, 마케팅도 진행할 수 있어서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재도약을 위한 혁신으로 젊은 사원과 경영진 간의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은 3월부터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 제도를 시행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처하고 있다.
밀레니얼 테이블 제도는 밀레니얼 세대의 주력인 만 24~39세 직원이 3개월간 경영진에게 최신 이슈와 트렌드 등 젊은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 임무를 수행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미래의 핵심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상품과 공간을 직접 경험하고 현업에 적용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은 4월 밀레니얼 세대를 유인하기 위해 젊은 직원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밀레니얼 세대’ 맞춤형 조직문화 제도를 내놓았다. 현대백화점은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사원ㆍ대리급 직원들이 젊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매장의 브랜드 유치와 운영을 전적으로 맡아 자신이 발굴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인 ‘크리에이티브 존(Creative Zone)’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전국 14개 점포(압구정본점 제외)에 ‘크리에이티브 존’을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업계가 온라인 유통업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수입 명품이다. 실제로 명품 부문 매출이 백화점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데 명품의 주요 소비층이 밀레니얼 세대”라며 “이들을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해선 주요 의사결정에 나서는 경영진이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 트렌드,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