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시달리는 정유업계

입력 2008-09-0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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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악화, 환율 상승 '적신호'…주유업계 불매운동도

올해 상반기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각종 악재로 인해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환율 급등과 정제 마진 악화, 대형 할인마트 주유소에 대한 석유제품 공급에 따른 주유소업계의 반발 등으로 인해 하반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원유와 석유제품 간의 가격 차가 좁혀지면서 정제마진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올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상반기에도 환율이 급등했지만 정제마진 강세로 환차손에 대한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는 분위기였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뚜렷한 대책없이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휘발유와 두바이유 가격차이는 지난 6월까지 12~14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7월엔 4달러대로 좁혀진데 이어 8월 들어서는 1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었다.

다행히 이달 1일 현재 국제 휘발유가격은 배럴당 117.04달러로 두바이유의 배럴당 111.61달러보다 5.43달러 차이가 나지만 올해 상반기 만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같은 정제마진 악화는 세계적인 정유시설 증설붐으로 국제 휘발유가격이 꾸준히 하락한 데 따른 것.

정유업계 관계자는 "시설투자비 등을 감안할 때 국제 휘발유가격이 두바이유에 비해 20% 이상 높아야 최소한의 정제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일부 역마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2일 현재 1134원으로 마감하는 등 등 환율급등에 따른 경영 압박도 심각한 상황이다.

원유를 해외에서 사오는 정유업계는 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이 먼저 달러로 대금을 지불하게 하고 60~90일 뒤에 대금을 결제하는 유전스(usance:기한부 어음) 방식을 쓰고 있다.

따라서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환율이 1원 오를 때마다 각각 30억원, 20억원 정도의 환차손을 입는다. 올 상반기까지 환차손은 SK에너지가 3500억원, GS칼텍스가 24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악화와 환율 상승은 모두 외적변수이기 때문에 손을 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올 3분기에는 대규모 환차손이 예상돼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환헷지 등 환율 상승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최근처럼 환율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할 경우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타사에 비해 환율 영향이 그나마 적은 편"이라며 "수입시 많은 환차손이 있지만 수출 비중이 60%에 달해 수출로써 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50원 상승하면 환헷지 등을 감안한 올 3분기 순외화수지는 GS칼텍스 -2437억원, SK에너지 -1810억원, 에쓰오일 -1512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주유소업계가 정유사들을 상대로 거리집회 및 불매운동을 준비하고 있어 악재가 겹치고 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대형 할인마트가 세우려는 주유소에 석유제품 공급을 추진하는 정유사에 대한 거리집회 및 불매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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