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하락폭 줄었지만…세계교역 둔화가 변수

입력 2019-11-13 15:08수정 2019-11-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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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D램 가격 5% 감소 전망…내년 반도체 연간 매출 3% 감소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자료제공=삼성전자)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하반기 들어 크게 축소됐다.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이 업턴(Up turn·상승국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교역 둔화 움직임에 따라 상승국면 전환이 지연되거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3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4분기 D램 평균 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5%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큰 폭으로 떨어지던 D램 가격 하락세는 완만해졌다. D램 가격은 올 1분기와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20~25% 감소했고, 3분기 들어서는 15~20%로 감소폭이 둔화됐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총 거래량이 전 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며 구매자의 지불 의사가 늘었고, 공급 업체의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서 D램 가격 안정화와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D램 가격 하락은 내년 1분기까지 가격 하락이 이어지겠지만, 그 수준이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1분기 마지막 바닥 국면을 거쳐 2분기부터는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D램 재고는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내년 상반기엔 D램 재고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변수는 세계교역 둔화다. 내년 세계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중 간 무역분쟁도 해소되지 못하면서 교역 부진 현상이 지속될 경우 반도체 경기는 낙관할 수 없다. 글로벌 경제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당장 수익 창출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가 위축되고, 결국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5G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센터에서의 메모리 수요 확대가 미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전망기관들이 내년 반도체 산업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공급능력 축소로 수급 불균형이 조정되며 내년 D램 가격 하락세는 다소 진정되겠지만 IT 관련 투자 둔화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감소 추세를 지속할 수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나, 글로벌 공급 과잉 및 중국 기업의 추격 등으로 지난해 반도체 수출 성장세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도 내년 반도체 업황 회복을 보수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독일의 보험사이자 세계적인 기관투자자인 알리안츠그룹의 ‘2020년 반도체 부진과 전자 산업의 충격’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연간 매출은 내년에도 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알리안츠그룹은 “5세대(5G) 이동통신이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가속화하기에 충분하지 못할 것이며, 한국 기업들은 일본과의 충돌로 더 취약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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