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시위 현장서 울려퍼진 ‘아기상어’ 동요 화제

입력 2019-10-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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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은 아이 달래고자 시위대 노래 열창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21일(현지시간) 시민이 국기를 흔들면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루트/로이터연합뉴스
레바논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 동요 ‘아기상어’가 울려퍼져 화제를 모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레바논에서 부패한 정치 엘리트에 분노한 수십만 시민이 거리로 몰려들어 시위를 벌이는 중에서도 아기상어를 열창하는 등 축제 같은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런 만화 같은 순간은 19일 밤 일어났다. 한 여성이 생후 15개월인 아들을 차에 태운 채 베이루트 남쪽 바브다 지역을 지나가다가 시위대에 둘러싸였다. 이 여성이 “아기가 있다”며 “너무 큰 소리를 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자 시위에 열중했던 남성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고 율동하며 ‘베이비 샤크(Baby Shark·아기상어)’를 열창했다. 우스꽝스럽게 춤을 추는 등 시위 분위기가 훈훈하게 바뀌었다.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레바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아기 어머니는 “심지어 남편도 내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동영상으로 먼저 봤다”고 말했다.

최근 레바논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것은 왓츠앱 세금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왓츠앱 등 모바일 메신저 앱 사용자에게 하루 20센트, 한 달 약 6달러(약 7044원)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경제난과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쌓였던 시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레바논 인구의 20%인 약 130만 명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추정했다. 레바논 정부는 격렬한 시위에 이날 왓츠앱 세금 철회 등 일련의 경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고위 공무원 급여 50% 삭감과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수십억 달러 규모 기부금 활용 방안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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