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는 없는 메자닌 리픽싱 제도, 규제 도입해야”

입력 2019-10-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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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을 계기로 메자닌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리픽싱에 대한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픽싱은 메자닌 채권의 발행 기업 주가가 하락 시 전환 가격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메자닌 채권시장의 특성분석 및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리픽싱은 투자자 투자자들이 낮은 이자율에도 메자닌 채권에 투자하는 주요한 유인이 될 수 있으나,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정돼 있고, 기존 주주의 부(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메자닌 채권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과 같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자산이다. 메자닌 채권 발행 규모는 2013년까지 1조 원 수준에 머물다가 2016년부터 5조 원대로 급증했다. 지난해 5조4616억 원을 기록, 올해도 7월 말까지 지난해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신용도가 낮고 재무적으로 열위에 있는 기업이 주로 발행했다”며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메자닌 발행 기업의 6.9%가 상장 폐지됐다”고 분석했다.

늘어나고 있는 메자닌 채권 규모만큼 리픽싱도 문제다. 리픽싱은 국내 메자닌 채권에만 부여하는 독특한 제도인데 외국의 경우 일본을 제외하고는 행사가격을 재산정하는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출처=자본시장연구원)

그는 “국내 메자닌 채권은 발행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전환(행사)가격을 조정하는 소위 리픽싱 조건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분석 결과(2010~2018년) 리픽싱 조건이 존재하는 메자닌 채권의 실제 리픽싱 실시 비율은 64.8%를 기록하고 있고, 리픽싱이 이루어진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추가 리픽싱을 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리픽싱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화 문제가 있고, 대주주가 리픽싱을 활용하여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으며, 리픽싱이 계속 이루어지는 경우 신주 물량이 증가해 주가에 압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리픽싱을 전면 금지하는 경우에는 메자닌 채권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시장 자체의 존립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일정 기간 리픽싱제도를 유지하되 과도한 리픽싱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리픽싱의 연간 횟수 등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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