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배우는 초등학생①] 3D프린터·레이저커터·아두이노 넘어선 경복초 '메이커'

입력 2019-10-13 15:11수정 2019-10-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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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기술 교육 벗어나 창의적 사고 함양…미래 문제 해결 능력 높여

▲경복초 학생들이 고무줄을 이용해 '발석차 만들기', '목표물 맞추기'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복초등학교)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내는 디자인 사고력 향상 프로그램(Design Thinking)’, ‘주어진 재료와 도구를 활용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아날로그 메이커 활동(Analog Making)’, ‘서킷 회로, 3D프린터 등을 활용하는 디지털 제작 활동(Digital Fabrication)’,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해 활용하는 피지컬 컴퓨팅 활동(Physical Computing)’,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 함양(SW Programing).’

일반인들에게도 생소한 ‘첨단’이 초등학교 속으로 녹아들었다. 초등교육 과정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 프로그램은 서울 광진구에 있는 경복초등학교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메이커교육’의 커리큘럼이다.

경복초의 메이커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 시작됐다. 목적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도 개인의 지식, 경험, 기술을 바탕으로 주어진 재료와 도구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는 융복합적 사고, 실천력, 도전정신을 기르는 것이다.

경복초는 구체적인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과과정과 밀접하게 연관시킨 학습 체계를 구성했다. 여기에 경복초 자체의 문화와 색깔을 입혀 교육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경복초 관계자는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사고의 폭을 넓히고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 나만의 아이디어를 나타낸 작품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메이커교육이 교과과정과 연계된 것도 장점이다. 메이커 프로그램을 학교 교육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행하고 있다. 알버트 로봇으로 꾸미는 로봇 연극(1학년) 프로그램을 비롯해 △도형나라 친구들(2학년) △3D 애니메이션 툰타스틱(3학년) △3D 애니메이션 감독되기(4학년) △레이저로 그리는 그림(5학년) △경복 C&T 아카데미(6학년) 등이 교과목과 통합교육으로 이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준비된 인재 양성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준비된 인재는 기성세대들이 가진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는 키울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유능하게 살아가게 하려면 무엇보다 다양한 문제 상황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실제적인 해결 능력이 필요하다. 메이커교육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정보 △학생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창의교육을 강조한다.

현재 다양한 기관과 학교 현장에서 미래 지향 메이커교육이나 소프트웨어 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래 지향 역량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미래교육은 기술 교육이나 요소 교육이 아니라는 점, 다양한 디지털 장비와 도구를 갖추는 것만으로 메이커교육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미래 교육은 기술 교육이 아니다. 메이커교육은 메이커를 육성하거나 기술과 장비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미래 교육은 주어진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사용 가능한 도구를 이용해 창의적으로 해결 대안을 찾는 능력을 키워준다.

▲경복 메이커교육에선 여름방학, 겨울방학 기간에 메이커 캠프를 개최한다. '메이커캠프'에 참석한 이들의 모습.

현재는 많은 창의 교육이 3D프린터, 레이저커터, 아두이노 관련 기술 교육이다. 모두 도구로써는 유용하나 그것이 창의성이나 미래를 위한 역량 자체가 될 수 없다. 도구에 대한 교육보다는 다양한 상황과 목표를 가진 과제를 주고 그 문제 해결 과정에서 도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학년이 될수록 확장되는 사고(思考) = 경복초는 메이커교육 연간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학년별 발달 특성 △디지털 메이킹과 소프트웨어 교육 내용 확대 △프로그램별 기술 습득 등 세 가지에 방점을 찍는다.

우선 학년별로 경험하게 되는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발달 촉진을 돕는다. 예컨대 1학년에 아날로그 메이킹으로 크레인(crane)을 만들어 본 학생들이 학년이 올라가 아두이노와 연결할 때 본인이 어떤 센서를 이용하고 싶은지를 기획할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디지털 메이킹과 소프트웨어 교육의 내용도 늘린다. 3D프린팅이나 레이저 컷과 관련된 활동, 프로그래밍이나 아두이노, 코딩, 소프트웨어 교육 등의 용어들이 갑자기 쏟아지고 있지만, 기술적 요소에 대한 교육으로 진행되는 위험이 있다. 모든 활동은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 컴퓨팅 사고 등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사고를 증진시키는 활동을 제외하고 디지털 메이킹이나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가는 경우 자칫 요소기술로 빠지게 될 위험이 있으며, 학생들의 경우 과도하게 어렵다는 인식만을 하게 될 수 있다.

경복초는 메이커교육에서 프로그램 구성 원칙에 따라 학년별로 영역을 배분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두이노와 피지컬 컴퓨팅, 프로그래밍과 디지털 메이킹의 비율이 높아진다. 메커니즘의 경우 횟수가 여러 번이나 그 안에는 드라이빙 메커니즘(달리는 메커니즘), 워킹 메커니즘(걷는 메커니즘), 플라잉 메커니즘(나는 메커니즘), 그리고 스위밍 메커니즘(수영하는 메커니즘)이 모두 포함됐다. 디자인 싱킹과 고대공학(ancient engineering), 그리고 건축(architecture) 영역은 모든 학년에 걸쳐 고르게 구성했다.

▲지난해 2학기 경복초는 'Pancake'라는 주제로 가족과 함께 메이커 활동을 체험하는 '경복가족 메이커 축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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