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2조 늘어 ‘4년만 최대’, 잔액 117.4조..금융안정 북핵사태 후 첫 주의단계 진입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빚어진 파생결합증권(DLS)과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사태에 한국은행이 경종을 울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환매 등이 이뤄진다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안정 상황을 엿볼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금융안정지수도 2016년 북핵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의단계로 올라섰다.
주요국 금리하락과 홍콩 시위 지속에 따른 H지수 하락 등으로 파생결합증권 투자자의 손실 발생 우려가 있다는게 한은측 판단이다. 또, 대규모 중도환매가 발생하거나 기초자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특히 대규모 중도환매시 증권사에서 회사채와 여전채 등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신용물 채권 매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신현열 한은 안정총괄팀장은 “가능성은 낮지만 대규모 중도환매가 발생하거나 기초자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금융당국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DLF에 관련한 제도개선에 나섰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우리ㆍ하나은행을 비롯해 증권사, 자산운용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으로 내달 초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감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월 기준 금융안정지수는 8.3을 기록했다. 이는 북핵사태가 있었던 2016년 2월(11.0) 이후 최고치로, 주의단계인 8을 넘어선 것이다.
금융안정상황지수란 금융안정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 및 금융 6개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한 것으로 금융불안정성이 심화할수록 그 값은 100에 가깝다. 8보다 높으면 주의단계, 22보다 높으면 위기단계로 구분한다.
신현열 팀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이 악화된데다 자산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워낙 불확실성이 커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