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내홍’ 불똥 맞은 손정의

입력 2019-09-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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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규모 투자 결정에 비판 화살…소프트뱅크 비즈니스 모델에도 우려 고조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지난해 10월 4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신화뉴시스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애덤 뉴먼 최고경영자(CEO)가 온갖 논란 끝에 결국 사임하면서 그 불똥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에게도 튀고 있다.

뉴먼이 24일(현지시간) CEO직에서 전격 물러나면서 위워크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 대해 책임론이 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적했다.

뉴먼의 퇴진을 적극 추진한 것은 바로 소프트뱅크였다. 연초 470억 달러(약 56조3340억 원)에 달했던 위워크 기업가치가 대망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현재 약 150억 달러로 추락한 상황, 친구들과 마리화나(대마초) 파티를 열면서 놀았다는 최근 언론의 폭로, 복잡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에 칼을 빼 든 것이다. 뉴먼의 후임으로 아티 민슨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서배스천 거닝햄 부회장이 공동 CEO에 임명됐다.

▲위워크 기업공개(IPO) 시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 보유 지분 가치 변화. 노란색:소프트뱅크/회색:비전펀드. 단위 10억 달러. 앞에서부터 150억 달러/200억/250억/300억.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비상임 회장으로 뒷방에 앉게 된 뉴먼은 의결권도 주당 10표에서 3표로 줄면서 과반 통제권도 행사할 수 없게 됐고 연내 IPO를 실시한다는 계획도 물 건너가게 됐다.

위워크는 뉴먼의 사임과 동시에 사업 축소와 감원 등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위워크 실패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주도한 손정의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FT는 위워크가 증시 상장을 실시했다면 시가총액이 연초 산정했던 기업가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쳐 소프트뱅크가 엄청난 평가손실에 직면했을 것이라며 이에 손정의는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뉴먼 CEO 축출에 회사를 살리려는 순수한 의도만 있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7년 뉴먼과 짧은 면담만 하고 바로 투자를 결정한 사람은 바로 손정의 자신이었다. 투자에서 항상 이뤄지는 ‘기업실사’가 빠진 셈이다. 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테크 투자자인 손 회장의 인정을 받으면서 위워크 경영진은 너무 자만하게 됐다.

IPO가 미뤄졌지만 위워크가 이를 아예 포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샌포드C.번스타인에 따르면 위워크는 올해와 내년 약 9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워크 현금과 현금 등가물은 약 6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장기 임대계약 지출은 470억 달러로 7배 이상에 달한다. 장기적인 수익 전망도 없어서 위워크 자금이 고갈되면 투자자들의 운도 다할 수밖에 없다.

소프트뱅크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도 결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거액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현금은 거의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운명은 오직 급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결국 뉴먼과 손정의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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