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판매되지 않고 쌓인 차량(재고) 처리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이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재고자산 비율을 정상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 공장 가동률을 조절해 출하물량을 조절한다. 나아가 재고자산을 단계별로 나누고, 최적의 시기에 대대적 판매 강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재고자산의 효율적 유지를 위해 대대적 마케팅 역량 강화와 플릿(도매) 판매 등이 추진된다”며 “재고자산을 위한 고정비 지출과 플릿 판매 가운데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것. 신차 출시에 맞춰 공장가동률을 조절하며 재고자산의 적정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재고가 늘면 인센티브를 제공해 값싸게 이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된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자동차의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이 급증했다. 현대차의 경우 재고자산 비율이 2014~2018년 꾸준히 5%대를 유지했다. 반면 올 상반기에는 최근 5년 사이 처음으로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이 6%를 훌쩍 넘어서며 무려 6.5%에 달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 상반기에 대형SUV 팰리세이드와 8세대 쏘나타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출시 직전 대기수요가 증가한 탓이다.
기아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상대적으로 현대차와 비교해 총자산이 적은 기아차는 재고자산 비율이 꾸준히 15% 안팎을 기록했다.
2014년 14.8% 수준이었던 기아차의 재고자산 비율은 2년 연속 증가하며 2016년 17.4%에 달했다.
이후 멕시코 공장 준공이 자산에 포함되고 글로벌 주요 공장가동률 조절 등을 통해 이 비율은 이듬해 16.3%까지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14.0%로 돌아서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올 상반기에 신차 대기수요가 급증하고 해외 및 내수판매가 하락한 탓에 재고자산 비율은 다시 15.9%로 1.9%포인트나 상승했다.
현대·기아차에 재고 관리가 발등의 불이 된 셈이다. 자칫 ‘과잉 재고→재고 소진 추진→공급과잉→제품 가격 하락→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 부진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로까지 전이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신차 출시를 앞둔 시점에 재고가 늘어나고 새 차가 출시되면 상당 부분 기존 재고 처분까지 영향을 받으며 소진된다. 신차 출시 사이클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께 재고자산이 순차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재고 관리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