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vs 비대위 2차 격돌…‘소송 늪’에 빠진 반포주공1단지

입력 2019-08-2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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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 항소장 제출…재건축 추진 일단 ‘제동’

서울 서포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취소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총사업비만 10조 원인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장’의 명운을 좌우할 주사위가 던져진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27일 오후에 열린 대의원회의에서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 항소를 맡을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주 일정을 연기하는 사안을 결의했다.

이에 앞서 조합은 이미 법원에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항소장 제출에 대한) 인지대 납부까지 마친 날짜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항소장을 제출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에 대한 항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 결과에 재건축 사업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달 16일 조합원 한모 씨 등 267명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총회의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일부 조합원이 ‘1+1 재건축’ 방식(중대형 1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이 사업 완료 후 중소형 2주택으로 받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조합원들은 기존 전용면적 115㎡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은 전용 59㎡(25평)와 135㎡(54평) 등 두 채를 공급받을 수 있는데, 조합이 전용 59㎡와 115㎡(46평) 등 두 채만 신청하도록 분양 신청을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일부 조합원에 대해서만 ‘59㎡+135㎡’ 분양 신청을 받아 논란은 더 커졌다.

조합이 항소에 들어가면서 어찌 됐든 재건축 사업엔 제동이 걸렸다. 항소장 접수 이후 몇 개월이 지나야 항소심 재판이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재건축 사업을 당분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항소심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우려는 더 크다.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2017년 12월에 신청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피했다. 만약 이번 항소심에서 조합이 패소할 경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다시 신청해야 해 초과이익 환수제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 피하기 힘들어진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의 마찰도 불가피하다. 현대건설은 사업 수주 당시 조합 측에 3.3㎡당 최저 분양가 5100만 원 보장을 내걸었다. 상한제를 적용해 3.3㎡당 분양가가 이 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차액을 놓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의 소송 취하에 대해서도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당초 소송에 참여한 조합원 수가 267명이었으나 최근에 7명이 소송을 취하면서 260명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27일에도 3명이 소송을 취하한다고 해 현재 소송 인원이 260명으로 줄었다”며 “소송을 하고 1년이란 시간이 지나다 보니 취하하겠다는 연락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 연기로 이미 이주에 들어간 주민들의 금융 부담이 늘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초 조합은 이주 기간을 오는 10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계획했다. 이주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주비 지원 역시 받지 못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으로부터 이주비 대출을 받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은 상환이 명확해야 대출을 해주는데 관리처분계획인가 취소 판결이 난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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