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늪’에 빠진 반포주공1단지… 대의원 회의로 해법 찾나

입력 2019-08-27 16:14수정 2019-08-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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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전경.(연합뉴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소송의 늪에서 헤어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총사업비만 10조 원인 이 단지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관리처분계획 취소 위기로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이하 조합)은 이날 오후 7시 대의원회의를 연다.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나온 이주 연기, 법원의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 항소에 관한 내용을 결의하기 위한 자리다.

조합 관계자는 “이주 연기 시기 등은 대의원회의를 거쳐야 확정할 수 있다”며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단지는 2011년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승인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재건축 준비에 돌입했다. 2013년 조합을 설립한 이후에는 정비업계 관심 단지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서울 재건축의 ‘노른자’로 꼽히는 강남권(서초구 반포동)인 데다 가구 수도 2000가구를 웃도는 대규모였기 때문이다.

2017년 9월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같은 해 12월 말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할 때까지만 해도 재건축 추진은 순탄했다. 정부가 작년 12월 31일 이전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 사업자는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면제키로 하면서 세금 부담을 피한 것이다. 단지 관리처분계획인가는 신청하고 1년 만인 작년 12월에 승인났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의 순항은 길지 못했다. 작년 1월 일부 조합원이 조합원 물량의 평형 배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관리처분계획인가 무효 소송을 낸 것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조합이나 업계에서는 주요 재건축 사업지에서 종종 발생하는 조합과 조합원의 갈등 문제로 여겨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소송을 건 조합원들은 소송을 취하하지 않았고, 결국 이달 중순 법원은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고 나흘 뒤에 내린 선고였다.

일부 조합원이 ‘1+1 재건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조합원들은 기존 전용면적 115㎡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은 ‘59㎡+135㎡’ 2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데, 조합이 ‘59㎡+115㎡’ 2주택만 신청하도록 분양 신청을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일부 조합원에 대해서만 ‘59㎡+135㎡’ 분양 신청을 받은 것이 더 큰 화근이 됐다.

조합은 당초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주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이 나면서 이주 연기는 물론,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에 항소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항소에 실패하면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받아야 한다. 이럴 경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도 발목을 붙잡힐 가능성이 더 커졌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의 마찰도 불가피하다. 현대건설은 사업 수주 당시 조합 측에 3.3㎡당 최저 분양가 5100만 원 보장을 내걸었다. 상한제를 적용해 3.3㎡당 분양가가 이 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차액을 놓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에 이주할 것으로 생각해 이미 이사를 했거나, 이주할 곳과 계약을 마친 주민들의 피해도 클 것”이라며 “항소 결과가 어떻게, 또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이주를 언제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조합 입장에서는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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