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역대 네 번째로 큰 하락폭 기록…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에 리세션 공포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채권시장의 대폭주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4일(현지시간) 일제히 3% 안팎으로 폭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연중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물론 80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역대 네 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분석했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 대비 1.7%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가 1.4% 내렸고 독일 DAX지수가 2.3%, 프랑스 CAC40지수가 2.2% 각각 급락했다.
국제유가인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3.3% 급락한 배럴당 55.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증시도 15일 혼란을 이어갔다. 일본과 중국증시가 각각 1%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 혼란을 촉발한 것은 바로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이다.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의 전조로 간주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일제히 투매한 것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날 장 초반 2005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년물 금리를 밑돌았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영국에서도 일어났다.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10년 만에 처음으로 2년물 금리보다 낮았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투자자들이 앞 다퉈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이에 미국 등 선진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다시 리세션 우려를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여파로 독일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중국 경제지표도 부진의 늪에 빠지는 등 실물경제도 강한 경기하강 압력이 걸린 상황에서 금융시장마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탈리아 연립정권이 붕괴하고 아르헨티나는 좌파 정권 등장 우려에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가 커졌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것이라는 불안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에서 이미 역전 현상이 나타났지만 2년과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은 더욱 경기와 관련이 있어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친 수익률 곡선 역전!”이라며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그리고 많이 올리고 나서 너무 느리게 인하하고 있다”고 연준을 맹비난했다. 이어 “금리 격차가 너무 커서 다른 나라들이 우둔한 연준과 제롬 파월 의장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며 “독일과 많은 다른 나라가 게임을 하고 있다”고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전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국채 금리가 ‘제로(0)’ 밑으로 떨어지는 데 아무런 벽이 없다”며 “유럽 금리 인하 등 채권시장에서 국경을 초월한 결정이 작용해 장기금리가 내려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