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좌우 구분 없는 버터플라이 와이퍼, 문제는 내구성

입력 2019-08-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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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다른 핸들 방향에 양방향 닦이는 와이퍼 개발… 운행지 따라 마모도 달라 적용 한계

▲버터플라이 와이퍼는 운전대의 위치에 따라 별도의 와이퍼를 개발하지 않아도 돼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사진제공=미디어GM
한 해 우리나라에서는 약 150만 대(승용차 기준)의 신차가 팔린다. 반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9000만 대 규모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 해외 판매를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다.

국산차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1980년대 초반에는 한국형 자동차를 개발하고 만들어 팔았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치열한 경쟁 탓에 일찌감치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특정 지역에 맞는 자동차를 별도로 개발해 팔아야 했다. 현지 도로와 문화, 국민 정서에 맞게끔 차를 바꾸는 방식이다. 중국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유럽전략형 해치백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판매 국가별로 우리나라처럼 좌(左)핸들 방식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우(右)핸들 차만 존재하는 나라도 있다. 이 경우 수많은 부품을 따로 개발해야 한다.

예컨대 와이퍼의 경우 운전대(스티어링 휠이 정식 명칭이다)의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부품이지만 수출을 위해서는 2가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밤잠을 줄여가며 아이디어를 짜냈고, 결국 ‘버터플라이 와이퍼’를 개발해 냈다.

버터플라이 와이퍼는 이름 그대로 닦이는 면이 나비의 날개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른쪽→왼쪽 또는 왼쪽→오른쪽으로 닦이는 게 아닌, 중앙에 포개져 있던 2개의 와이퍼가 동시에 위로 펼쳐지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가로 방향 와이퍼보다 닦이는 면적도 넓어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무엇보다 핸들 방향과 관계 없이 어느 차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곧 발주 물량이 많아진다는 뜻이고, 대량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1개당 부품단가도 낮출 수 있다.

사정이 이쯤 되면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가 동일한 구조의 와이퍼를 장착해야 맞다. 그런데 사정은 다르다. 바로 내구성 때문이다.

버터플라이형 와이퍼는 주행 특성에 따라 좌우 부품의 내구성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자칫 와이퍼가 도중에 엉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직 내구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탓에 버터플라이 와이퍼를 쓰는 메이커는 몇몇에 한정돼 있다. 국산차 가운데 기아차 소형 미니밴과 쉐보레 일부 모델이 버터플라이형 와이퍼를 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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