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얻은 부동산 소유권은 새로운 권리를 발생시킨 것이 아니므로 '원시취득'이 아닌 '승계취득'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A 씨 등이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법원에서 부동산 담보권 실행 경매절차를 통해 서울 영등포구의 토지 및 지상 건물을 취득하면서 2013년 취득세로 부동산 매수대금의 4%(1억 9644만 원)를 냈다. 이들은 2018년 경매로 얻은 부동산은 원시적 취득 세율 2.8%(1억 3751만 원)를 적용해야 한다며 차액을 돌려달라고 영등포구청에 요청했다. 그러나 영등포구청은 경매를 통해 취득한 부동산은 원시취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A 씨 등은 2019년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경매에 의한 부동산 취득은 원시취득이 아닌 승계취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타인의 물권을 근거로 해 종전 권리의 제한이나 하자를 그대로 따르게 되지만 물권에 기함이 없는 원시취득은 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경매는 채무자 자산에 대한 현금화 절차를 국가가 대행해 주는 것일 뿐 본질적으로 매매의 일종에 해당한다"며 "1977년경 등록세가 지방세에 편입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세 실무상 경매로 인한 소유권 취득은 승계취득으로 취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시취득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취지는 이미 발생한 권리를 이어받는 승계취득에 비해 새로운 권리를 발생시킴으로써 사회적 생산과 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 있다"며 "경매의 경우 새로운 권리를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어 세법상 관점으로 보더라도 원시취득으로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