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주식시장에서 외국계 창구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271억원 어치의 매도 물량이 나왔고 삼성중공업은 196억원, STX팬오션은 142억원 순매도했다. 또한 30일에는 현대중공업 466억원, 대우조선해양 150억원, 삼성중공업 128억원, STX조선 62억원 어치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다.
또한 하반기 이후 후판가격 상승에 따른 조선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는 상황에서 한 발 앞서 매매에 나서는 외국인의 조선주 매도는 그간 누려온 국내 조선사들의 호황이 긑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신규 발주량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업체들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상반기 수주가 전년대비 2.3% 증가하는 등 호황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고유가 장기화로 심해 유전 탐사·생산 설비에 대한 대량 발주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등 장기 성장성이 높고, 후판가격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는 선가 상승으로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 대형조선사와 중국 또는 국내 중소형 조선사와의 기술격차가 존재해 한국 대형업체들에 발주가 몰리고 있다"며 "대형선박시장은 3~4년 건조량 상당의 수주잔고로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신조선가로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됨에 따라 석유 탐사 범위가 근해에서 심해로 확장되고 이에 따른 탐사·생산 설비에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심해 유전탐사 설비인 드릴십에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생산설비인 FPSO는 국내업체 점유율이 50%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플랜트 대량 발주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수혜를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다만 제품가격이 수주 시점에서 고정되어 있는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은 조선업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3~4분기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현대·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사의 올해 4분기 8~10%, 내년 3분기에는 11~15%의 원가율 상승 부담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가 상승기의 선박들의 매출 반영 비율이 높아지고 조선사들의 원가절감 노력이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2009년에 수익성이 바닥을 다지고 2010년부터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마진, 도크효율 면에서나 시장차별화에 따른 공급자 위주의 시장을 한국의 대형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업체들이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세계 선박 발주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처럼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경쟁력이 재평가가 지속되면서 대형주 중심의 투자메리트가 형성될 것"이라며 "특히, 상반기에는 고유가에 대한 수혜가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투자메리트가 컸다면, 하반기에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선박 발주 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가격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발주는 CGT 기준으로 전년 대비 41.9% 감소했으며, 현대중공업에 발주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1위 기업으로 발주가 집중된다는 것은 조선업황이 하락기에 진입했다는 반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 각 선종에서 발주를 견인할 만한 특별한 이벤트가 예상되지 않고, 통상 하반기 발주가 상반기에 비해 적었다는 점을 볼 때 하반기 발주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