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 국내은행 역차별론 제기

입력 2008-08-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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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에 매각 승인 착수 급선회 배경 놓고 '의견분분'

금융당국이 론스타와 HSBC간의 외환은행 매각건에 대해 심사 착수에 들어가자 일부에서는 국내 은행들이 역차별 당하는거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만 해도 외환은행의 대주주 론스타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매각승인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원칙을 유지했다. 즉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각승인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금융위는 돌연 입장을 바꿔 승인심사에 착수키로 했는데, 갑자기 입장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못하고 있어 의구심은 높아지고 있다.시장에서 바라보고 있는 추측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론스타의 법적카드와 HSBC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청와대가 심사착수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김광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HSBC와 론스타가 여러 경로를 통해 입장을 전달한 것은 있다”고 답해 간접 시인했다.

입장 번복의 또 다른 추측은 미국 조지W 부시 대통령의 방한이다. 론스타는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고 미 공화당의 큰 손 후원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정부가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일종의‘선물’차원에서 론스타 문제를 풀어줬다는 것이다.

또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HSBC의 원만한 외환은행 인수를 촉구하는 서신을 보내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중요한 동기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론스타 게이트 의혹규명 및 외환은행 불법매각 중지를 위한 국민행동’은 지난 29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 갑자기 외환은행 매각승인 심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해 ‘론스타의 먹튀’를 약속했다는 소문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것”아니냐며“이는 다음달 5일 부시 대통령 방한에 맞춘 조공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추측들은 결국 정부가 국내 금융 산업의 발전을 고려하기보다는 미국, 영국의 입김에 밀려 외환은행 매각 건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시장 관계자들은 국내자본의 역차별 아니냐는 것이다.

한 은행관계자는“지난 국민은행과 론스타의 매각협상 때와 최근 상황과 달라진 것은 대통령이 바뀐 것 말고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론스타와 HSBC간의 매각 신청이 승인난다면 이것이야말로 국내자본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 역시“당시 국민은행은 매각대금만 지불하면 끝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에서 심사 착수조차 하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계약이 깨졌다”며 “그렇다고 우리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외환은행)HSBC에 넘어가든 어디에 넘어가든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정부는 여러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특히 국민은행은 억울할 것”이라며 국내자본 역차별에 대한 지적에 대해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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