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체, 脫중국 가속화…그래도 미국으로는 복귀 안 한다

입력 2019-07-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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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이전 따른 시간·비용에 중국으로 돌아갈 일 절대 없어”…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수혜

▲미국의 각국별 수입 증감액. 기간 올해 1~5월. 단위 10억 달러. 위에서부터 중국 네덜란드 인도 프랑스 한국 대만 베트남 멕시코.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세계 양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2년차로 접어든 가운데 미국 제조업체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높은 생산비용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자국으로의 복귀는 하지 않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신발 제조업체 크록스와 맥주쿨러를 생산하는 예티, 진공청소기 업체 아이로봇과 액션카메라 업체 고프로 등이 미국 정부가 지난 5월 2000억 달러(약 236조 원) 규모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의 10%에서 25%로 인상하자 공장을 중국 밖으로 이전했다. 애플도 관세를 피하고자 조립라인 일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구업체 러브색은 연초만 해도 전체 생산의 75%를 중국이 차지했으나 현재는 60%로 비중이 낮아졌다. 숀 넬슨 러브색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매우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며 “내년 말에는 더는 중국에서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의 재편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이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기업들의 경영진은 새 공장을 세우고 설비 등을 이전하면서 들어간 시간과 돈 때문에 중국으로 다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넬슨 CEO는 “일단 움직이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티는 연말까지 소프트 맥주쿨러 생산 대부분을 중국 밖으로 옮긴다. 아이로봇은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새 룸바 진공청소기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크록스는 내년이면 미국으로 향하는 제품 중 ‘메이드 인 차이나’ 비중이 10%가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6월의 30%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디젤 엔진 제조업체 커민스는 인도와 다른 나라로 생산을 이관하면서 관세 비용 5000만 달러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공식 통계에서도 올 들어 5월까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라고 WSJ는 전했다.

▲ISM 집계 미국 제조업지수 추이. 6월 51.7.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탈중국 움직임의 가장 큰 수혜국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다. 베트남과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등은 낮은 생산비용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올해 대미 수출이 급증했다.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올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648억 달러로 전년보다 36%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관세 부과로 기대했던 공장의 미국 복귀는 거의 없다고 WSJ는 꼬집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늘어난 반면 미국 제조업 생산은 최근 고점인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5% 감소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6월 제조업지수는 51.7로,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카약과 카누 등을 생산하는 씨이글보트의 존 호게 공동 대표는 “우리가 미국에서 공장을 돌린다면 아주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며 “우리가 중국에 제조 공급망을 구축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업체는 위탁생산 등으로 중국 비중이 8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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