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규제 일주일] 사고는 정부가 쳤는데 수습은 기업들 몫

입력 2019-07-0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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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이재용, 일본 이외 공장서 수출 요청할 듯”…NHK “한국 개선 없으면 공작기계·탄소섬유로 품목 확대”

▲한국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로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양국 기업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반도체 첨단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한지 8일(현지시간)자로 1주일을 맞았다. 정부가 정치적 갈등을 무역으로 끌어들이는 등 사고를 친 가운데 기업들이 이를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TV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매체들은 수 출규제 대응을 위해 자국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TV는 전날 일본에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 부회장은 기자의 질문에 말을 최대한 아꼈으나 ‘수출 규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 “장마네요”라는 짧은 말을 남겼다.

닛케이는 이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 규제 강화에 거래처인 현지 기업과 대응 방법을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지스트와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재료여서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 생산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에 닛케이는 이 부회장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피하고자 거래처 기업 간부를 만나서 일본 이외 공장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방안 등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전날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에 들어간 삼성을 제외한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LG그룹 등 3개 재벌 총수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 기업들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리지스트를 취급하는 도쿄오카공업은 신청서류 준비에 만전을 기해 허가가 지연돼 대한국 수출이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JSR는 수출규제 대상이 되는 최첨단 EUV 리지스트 주요 생산기지가 일본이 아니라 벨기에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에칭가스를 생산하는 스텔라케미파는 싱가포르 공장에서의 대체 수출을 선택지로 넣고 있다.

아베 정부는 한국이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는 소재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NHK방송은 이날 한국 정부가 물자 관리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수출 규제 대상을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아베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측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일본 수 출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고려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 정부는 해당 품목들이 군사 전용이 가능한 원료이며 수입한 한국 측의 부적절한 사례가 여러 개 있다는 이유를 들어 안보상 필요한 조치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WTO 제소에 대해서는 군사 전용 우려가 있는 원료 수출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이 있어 자국 조치가 제소할 사안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NHK는 일본 정부가 수출 수속 간소화 혜택을 주는 국가에서 한국을 분리하는 규제 강화를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등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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