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약속 또 어겨…“오늘부터 우라늄 농축도 3.67% 넘길 것”

입력 2019-07-07 17:29수정 2019-07-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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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농축 우라늄 재고 한도 초과 인정 일주일도 안 돼 새로운 합의 위반 사실 밝혀

▲알리 라비에이(왼쪽) 이란 정부 대변인과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차관이 7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날부터 핵합의에서 규정했던 우라늄 농축도 상한선 3.67%를 넘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테헤란/AP연합뉴스
이란이 2015년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독일)’과 맺었던 핵합의 약속 중 하나를 위반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부터 우라늄 농축도가 상한선인 3.67%를 넘길 것이라며 새 농축 비율은 우리의 필요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이란은 세계 강대국과 4년 전 맺었던 핵합의에서 정한 상한선을 깨면서 미국과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고 CNBC는 지적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철회한지 1년 만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란은 핵합의의 한 축인 유럽에 자국의 원유수출을 봉쇄하고 최고지도자 등 고위지도자들을 제재 대상에 올린 미국의 조치를 무위로 돌리지 않는다면 핵합의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위협해왔다.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재고 300kg 한도를 어겼다고 인정한지 일주일도 안 돼 새로운 합의 위반이 발표된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도를 높이고 재고를 쌓아간다면 1년 안에 핵폭탄에 필요한 자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은 이란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1시간 넘게 전화 협의를 했다”며 “이란 핵개발 문제에 대해 15일까지 관련 당사국들의 대화 재개 조건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합의에도 이란은 이날 우라늄 농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유럽을 오히려 더 곤란하게 만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핵개발 관련 합의했던 여러 약속을 포기하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미국 정부의 압력에 저항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수천 명의 추가 병력과 항공모함, 핵공격 능력을 갖춘 B-52 폭격기 등을 지난 5월 중동에 배치하면서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5~6월 글로벌 핵심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잇따라 유조선 공격이 일어났다.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연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관련 시설과 공항 등을 공격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달 미군 드론을 격추해 군사 충돌 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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