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신고가.. 강남 중대형아파트 '덩칫값' 하네

입력 2019-07-08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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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규제에 '똘똘한 한채' 수요 몰려..6월 이후 신고가 거래 비중 '쑥'

서울 강남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넓은 주택형(대형ㆍ고가 아파트)이 ‘덩칫값’을 하고 있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강남권에서 중대형 면적의 아파트들이 잇달아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어서다.

강남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공급 불일치와 부동산 규제 여파에 따른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10여년간 중소형 면적 위주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면서 중대형 물량이 줄어 희소성이 높아진데다 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삼성 1차' 아파트 전용면적 113.5㎡(5층)가 이달 1일 전고점(14억 원, 2017년 3월)보다 6억 원이나 비싼 20억 원에 팔렸다. 비싼 가격에도 매수세가 따라붙으면서 매도 호가(팔려고 부르는 가격)도 강세다. 현재 이 아파트는 21억~22억 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현금 부자들은 강남에서 큰 평수 아파트를 살 때 마음에 들면 가격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며 “집주인들도 호가를 높게 불러놓고 ‘사려면 사라’는 식으로 여유롭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 이주와 갈아타기 수요가 겹치면서 고가 신축 단지의 호가도 뛰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69㎡(8층)는 지난달 5일 33억 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2월 기록한 전고점인 31억5000만 원(24층)을 넘어섰다. 이 아파트 매도 호가는 최근 30억8000만~34억 원 선으로 치솟았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69㎡(16층)도 지난달 4일 38억 원에 거래돼 36억5000만 원(20층)에 팔린 지난해 9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포동 D공인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중소형 아파트값이 뛰면서 중대형과의 가격 차가 좁혀진데다 이주를 앞둔 반포주공 1·2·4주구 수요가 늘면서 인근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며 "매물이 부족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부터 입금하겠다는 대기수요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지난달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94.5㎡가 28억3000만 원에, 개포동 ‘개포자이’ 전용 168㎡가 21억1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개포동 개포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면서 주택 수를 줄이는 대신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예전보다 휠씬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남권의 경우 중대형 이상 면적의 신고가 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준으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지난달부터 이달 4일까지의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총 235건의 아파트가 매매됐는데, 이 중 신고가로 거래된 건수만 73건으로 전체의 31.06%에 달했다.

특히 중대형(전용 85㎡ 초과~135㎡ 이하)과 대형 면적(전용 135㎡ 초과)의 신고가 비중이 높았다. 중대형은 59건 거래 중 신고가 거래가 26건으로 전체의 44.07%를, 대형은 26건 중 신고가가 11건으로 42.30%를 차지한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출산으로 1, 2인 가구가 늘어나는 흐름을 감안할 때 중대형 아파트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강남권 중대형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강남ㆍ서초구 등 인기지역 중심으로 고가ㆍ대형 아파트값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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