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관련 소재 등 3개 품목 對韓 수출규제 발표
일본이 우라나라에 대해 TV와 스마트폰,반도체 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이를 놓고 국내 소재부품 기업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전망과 전방산업 침체로 기업환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으로의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3개 품목에는 TV와 스마트폰의 유기EL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또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리지스트(감광액)’와 ‘에칭 가스(고순도불화 수소)’가 포함됐다.
세 가지 품목들 중 ‘리지스트’와 ‘에칭 가스’는 전세계 수출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TV와 스마트폰, 반도체 등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 소재 부품 기업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향후 국내산 소재의 비중을 늘리면서 국내 소재 업체들도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소재 업체 관계자는 “에칭가스를 만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에 따라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지스트를 생산하는 소재 업체 관계자는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제조사들은 일본 제품 대신 국산화시켜야 한다. 이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조사들이 일본 제품을 많이 쓰고 있지만, 국내 제품도 기술력은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의 매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 10% 정도다.
일본 내부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의 '탈일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재량적인 제도 운용으로 전략 물자의 안정적 조달이 예측하기 어려워지면 반도체 소재 등에서 일본을 떠나는 움직임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며 “삼성 등 세계적으로 거래망을 확대하는 기업은 중기적으로 대체 거래처 확보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전방산업이 침체되면서 후방산업까지 타격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중무역분쟁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당장의 이익보다는 오히려 반도체 시장이 위축된 것처럼 일본의 조치가 새로운 무역갈등으로 번져 국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재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기업들은 보호무역주의 기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개별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외에 딱히 돌파구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