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두 번 인하 반영 부담..주후반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 이어갈 듯
채권시장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발언을 기점으로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3년물을 중심으로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더 약했다. 이에 따라 일드커브는 플래트닝됐다. 국채선물에서 3년 선물의 경우 장중 변동폭은 연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총재가 금리인하를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력이 많지 않다”는데 방점이 찍혔기 때문이다.
앞서 이 총재는 물가설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여력이 많지 않지만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가만 놓고 보면 사실상 금리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나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인하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 총재 언급이 평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두 번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지션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주말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빅이벤트가 있어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이 총재 발언에 시장이 흔들리면서 약세 심리가 다소 우세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분간 예민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기준금리(1.75%)와 국고채 금리간 금리역전폭은 3년물은 마이너스(-)27.2bp, 10년물은 -16.6bp, 50년물은 -13.6bp로 줄었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7bp 좁혀진 10.6bp를 보였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9bp 하락한 102.4bp를 기록했다.
미결제는 8069계약 증가한 39만6103계약을, 거래량은 7만8415계약 늘어난 12만9459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33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7024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투신은 2086계약을, 연기금등은 2011계약을, 은행은 1945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140계약 순매수해 사흘만에 매수전환했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36틱 하락한 131.31을 보였다. 장중 고점은 131.99, 저점은 131.20이었다. 장중변동폭은 79틱으로 올 1월4일 96틱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미결제는 2952계약 늘어난 14만8465계약을 보였다. 거래량은 5만4101계약 급등한 10만3155계약으로 지난해 12월13일 10만4330계약 이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회전율도 0.69회로 5월10일 0.70회 이후 한달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2110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17일 2633계약 순매도 이후 가장 큰 폭의 매도세다. 반면 은행은 1439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2틱을, 10선이 고평 9틱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증권의 선물 매수와 매도에 좌우된 하루다. 이 총재 코멘트가 그렇게 색깔이 있는 언급으로 보긴 어려웠다. 그럼에도 증권사쪽에서 가격부담 때문인지 선물시장에서 장막판 대량 매도에 나섰다. 결국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코멘트가 된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먼저 가는 부분에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주말 빅이벤트에 대한 눈치보기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