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의 국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학수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현재 반도체 장비 산업의 국산화율은 20% 내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를 제조할 때 사용하는 장비 및 부품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1%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김 교수는 “반도체 업체 임원들이 하루라도 빨리 장비를 수주받기 위해 유럽 현지업체 근처에 방을 구해놓고 로비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메모리 호황기 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45%를 훌쩍 넘었다. 장비 관련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5.9%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 또한 “미국이나 유럽 등은 반도체 산업을 시작했을 때 제조와 장비 모두 신경을 기울였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에만 역량을 집중했다. 장비 분야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장비 국산화를 위해 업체들이 여러 시도를 해도, 인프라 부실로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이 어렵게 제품 및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실험할 수 있는 공간마저 부족하다”고 말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세미나 참석자들은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반도체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소 기업에게도 대기업 수준의 지원을 해야한다”며 “기술개발 관련 정부 지원정책 또한 개선 및 보안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