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으로 전 세계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최대 6000억 달러(약 711조 6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한국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무역 전쟁이 미중 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분석해 보도했다. 통신은 미중 갈등이 위험 단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다는 것을 전제로 협상 타결의 불씨가 남아있지만 미중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시나리오① 현재 관세 수준
지난 5월 10일, 미국은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5%에서 25%로 인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대로 관세가 적용된다면 2년 후인 2021년 중반께 중국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무역 전쟁이 없을 때와 비교해 각각 0.5%, 0.2%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GDP도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다.
△시나리오② 모든 제품에 25% 관세 부과
블룸버그는 미중 양측이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의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앞서 미국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관세 부과 충격이 2021년 중반 최고조에 이를 것이며, 중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 GDP가 각각 0.8%, 0.5%, 0.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 GDP 가운데 약 6000억 달러가 사라지는 셈이다.
△시나리오③ 25% 관세 부과 시 증시 10% 하락
미중 무역 갈등에 비하면 주가 하락세는 그다지 크지 않다. 통신은 시장 참가자들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더 큰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만일 협상 타결이 불발되면 주식시장도 급격한 조정 국면을 피할 수 없다. 애플 같은 거대 기업들도 관세 폭탄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국, 미국, 전 세계 GDP가 각각 0.9%, 0.7%,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 특히 증시 급락은 소비, 투자에 역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통신은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더라도 그 여파는 미국과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중 갈등으로 인한 타격은 특정 국가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대만, 한국, 말레이시아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 컴퓨터와 전자제품 비중이 클 수록 영향은 크다. 대만의 경우, GDP의 1.6%가 대미 중국 수출에 달려 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그 비중이 각각 0.8%, 0.7%다.
미국의 대중 수출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