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던지기 이번이 처음 아냐...화웨이 제재 여파 해외 확산
미국의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 제재로 미중 간 대립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해외 주재 중국 외교관이 황당한 유머를 날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자오 리지안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화웨이 로고와 미국 기업 애플 로고, 그리고 그 아래에 여러 개로 쪼개진 사과 사진을 올렸다. 쪼개진 사과는 화웨이 로고와 흡사해보인다.
그는 사진을 가리키면서 “트럼프가 왜 중국의 일개 민간 기업을 이토록 싫어하는지 이유가 여기에 담겨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화웨이 로고를 보면 사과가 쪼개져 있다”며 “미국이 화웨이를 때리는 이유는 화웨이가 사과(애플)를 쪼개 놓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미중 갈등 여파로 세계 경제까지 타격을 입고 있는 마당에 현 상황을 희화화한 외교관의 농담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자오는 팔로워 수가 약 17만 명에 이를 만큼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는 점에서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자오의 ‘쪼개진 사과’ 사건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심각한 이슈에 대해 농담을 던진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그는 중국 신장에서 발생한 인권 탄압은 물론 구글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농담을 던진 바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목록에 포함시킴에 따라 구글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차기 스마트폰에서는 지메일, 유튜브, 크롬이 사라지며 구글 플레이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단, 미 상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90일 간 일부 유예하기로 해 화웨이는 8월19일까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화웨이 제재 여파는 이미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KDDI는 22일 화웨이의 신형 단말기 출시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 모두 화웨이의 새 모델 ‘P30 라이트’ 시리즈를 올 여름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보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