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유동비율 갉아먹는 공사중도금

입력 2019-05-08 19:00수정 2019-05-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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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의 유동성과 현금흐름이 줄어들고 있다. 재무제표 상의 감소세는 아직 없지만 유동자산으로 계상된 공사 중도금이 점차 빠져나갈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연결 기준 유동자산은 총 2201억4158만 원으로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3분기만해도 505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유동자산이 이렇게 늘어난 데는 4분기에 진행된 유상증자의 영향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10월 유상증자 작업을 마무리했다. 조달된 자금은 총 2158억 원으로, 이 중에는 제주드림타워에 들어간 1·2차 중도금 1500억 원도 포함돼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1차 중도금 1000억 원은 지난달 납입을 완료한 상태로, 2차 중도금은 준공 6개월 전까지 시한이 남아 있다.

중도금 납입이 완료될 경우 제무재표 상 유동자산에 포함됐던 1500억 원은 공사에 투입됐다고 보고 비유동자산 항목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 경우 유동자산이 급감하면서 295%인 현재 유동비율 역시 100%대로 다시 내려갈 위험이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2016년(102.19%)과 2017년(102.85%) 모두 100%대의 유동성 비율을 이어왔다. 200% 이상을 일반적 수준으로 평가하는 만큼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유동부채 역시 감소할 요인이 있어 조금이나마 절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유동부채로 잡혀 있는 전환사채 일부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어느 정도 부채가 줄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도금이 전부 나가도 유동 부채 감소로 인해 최종적으로 유동비율은 160% 정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물론 일반적으로 200%를 건전한 수준이라고 얘기하지만 당사 부채비율이 70%인 점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유동자산이 일시적이지만 늘어난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홀로 급감한 점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단기(보통 1년)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산으로, 롯데관광개발은 전년 대비 3.46배 줄어든 131억4497만 원 수준이다.

제주드림타워는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에 짓고 있는 지상 38층, 지하 5층의 대규모 복합리조트로, 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금자산을 비롯한 유동자산이 많지 않은 가운데, 금융권으로부터 3000억여 원의 잔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율 등을 조정 중이다.

한편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기록하며 현금흐름에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62% 감소한 30억 원, 당기순손실은 1128억7412만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억539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줄었고, 마이너스를 줄곧 유지해오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무려 65배 늘어난 -2118억6965만 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영업과 투자활동 모두에서 지난해 현금을 창출해내기 쉽지 않았던 셈이다.

완공 후 지불될 비용도 주목할 대목이다. 롯데관광개발은 공사 작업을 함께 진행 중인 녹지그룹으로부터 850객실의 계약 권리를 이전 받아 20년간 연 6%의 확정수익률을 보장하고, 8년마다 리모델링 비용 전액을 부담하기로 밝힌 상태다. 마이너스 실적인 지난해를 감안하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해당 사항은 (드림타워) 오픈 이후 카지노를 비롯한 전체 운영을 통한 매출자금을 전제로 정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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