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변해야 산다...인력 개편 ‘실험중’

입력 2019-05-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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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소비 증가 반영…매장 인력 중간급 줄이고 리더급 늘려

▲미 뉴햄프셔주 샐럼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직원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샐럼/AP뉴시스
월마트가 ‘고용’ 실험에 나섰다. 중간급 직원 수를 줄이는 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에 적합한 인력을 늘리는 질적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가 무섭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월마트의 자구책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는 현재 100여개 점포에서 ‘위대한 일터(great workplace)’라고 불리는 고용 실험을 진행 중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중간계급을 줄이는 대신 임금을 많이 받는 상위계급 근로자를 늘렸다. 현재 부팀장 혹은 부서장이라 불리는 직책을 줄이고 고임금의 팀 리더 혹은 부서 리더 수를 늘린 것이다.

임금을 더 지급하는 대신 근로자의 능력을 살리고 장기근속을 유도한다는 의도다. 월마트의 경영진은 이번 고용구조 개편 실험은 비용절감을 위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여기에 적합한 인력 체계를 갖추기 위함이 근본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험안에 따르면 현장 직원에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이 부여된다. 드루 홀러 월마트 인재혁신팀 부사장은 “직원들이 반품 제품을 처리하고 가격을 조정함에 있어 상부의 허가 없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또 “인력을 여러 팀으로 나눈 후 한 팀의 리더가 다수의 부서 및 팀을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은 한 부서의 장은 오직 하나의 팀과 과제에만 집중하도록 하는 구조였다.

월마트의 이런 고용구조 실험은 판매 및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월마트는 매장 전체에서 100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지금의 형태를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는 시대에 걸맞게 맞추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가는 아마존에 대응한 전략을 고심해 온 것이다. 매장을 새롭게 꾸미고 매장 픽업 서비스, 온라인 배달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해 온 이유다.

월마트의 고용 구조 실험이 비용 절감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인건비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고용 구조 개편으로 공동 매니저 수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인력관리 부문 일자리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수십 년간 이어진 매장 및 근로자 수 증가에 따라 성장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월마트는 점포 수를 줄였고 자동화 기술을 사용해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근무 시간을 감소시켰다. 월마트가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월마트의 작년 근로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7년 230만 명에서 2018년 220만 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초 월마트는 매장에 수천 대의 로봇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고 관리, 매장 청소, 물품 이송 등에서 노동자를 대체해 로봇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월마트의 고용 실험 결과에 따라 미국 전역의 4600개 월마트 점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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