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3일 자사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 폴드 리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점검하고 내부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기 위해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수주 내로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매체들은 리뷰를 위해 삼성전자에서 받은 갤럭시 폴드 제품이 사용 1∼2일 만에 스크린 결함과 다른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회수된 제품의 초기 검사 결과 힌지 상·하단 디스플레이의 노출 부분 충격과 관련 있어 보인다”며 “디스플레이 성능에 문제를 일으킨 이물질이 제품 내부에서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 발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당사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카테고리인 갤럭시 폴드의 사용방법에 대해 고객들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로 삼성전자에 미치는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사장이 밝힌 갤럭시 폴드 연간 판매 목표치는 약 100만 대 수준이다. 갤럭시S 시리즈가 연간 3000만~4000만 대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량이다.
이번 문제가 과거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처럼 삼성전자의 실적이나 판매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초 갤럭시 폴드는 오는 26일 미국을 시작으로 5월 3일에는 영국·프랑스 등 유럽 15개국에서 출시할 계획이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아, 상당량의 초기물량이 이미 배송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를 앞두고 미국 등 현지에 넘어간 갤럭시 폴드를 모두 수거해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당시 성급한 대응으로 역풍을 맞았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처음에 배터리 불량 문제에 대해 일부 제품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가, 결국 문제를 인정하고 전량 회수한 바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에는 신중한 접근을 진행한 것이다.
외신 역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를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IT업체 더버지는 “사전 주문한 고객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나 이번 출시 연기 결정은 확실히 올바른 조치”라며 “취약한 제품을 출하하는 것은 삼성의 명성뿐 아니라 떠오르는 폴더블폰 산업 전체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3년 전의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겪으면서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테스트에서 화면 보호막이 벗겨지면서 제품 고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얻은 만큼, 디자인과 제조 공정을 검토해 화면 보호막이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완벽하게 부착되도록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